경제 일반경제

'역대급 폭염' 8월 전기요금 가구당 평균 7520원 더 낸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9 18:12

수정 2024.09.09 18:12

사용량은 9%·요금은 13% 늘어
정부 요금인상 시기 고민 깊어져
지난 8월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이 지난해 대비 7500원(13%)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전력은 9일 올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자료를 토대로 8월 한 달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이 363kwh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33kwh 대비 9%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른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13%(7520원) 요금을 더 많이 납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 폭염 여파로 냉방용 전기 수요가 증가해 사용량이 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일수는 16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2016년(16.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열대야 일수는 11.3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한전은 지난해 8월 대비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76%, 변동이 없는 가구는 1%, 전기요금이 감소한 가구는 23%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2023년 35.5%)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적잖은 국민이 최근 수년 새 크게 오른 전기요금 여파로 더 적극적으로 절약 노력을 실천한 영향이라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만 살펴보면 증가액은 1만7000원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액이 1만원 미만인 가구 수는 973만호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1만~3만원(710만호·28%) △3만~5만원(126만호·5%) △5만~10만원(75만호·3%) △10만원 이상(38만호·1%) 순이었다. 한달 전기요금이 30만원(1000kwh 초과 사용 슈퍼유저) 이상 청구되는 다소비 고객은 0.7%(19만호)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여름 폭염은 한전 재무위기 정상화 차원에서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정한 정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3% 인상으로 가계의 부담이 커지면서 인상시기를 저울질할 필요성이 높아서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가 202조8900억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재무위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고 떠안은 영향이다. 이처럼 한전 재무위기가 경영실책보다는 정책적 선택에 따른 것인 만큼 '요금 정상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전은 최근 8월 소비자물가가 2%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자 전기요금 인상에 적기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