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수도권 부동산에 고민… 금리인하 걸림돌 될 것" [인터뷰]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9 18:31

수정 2024.09.09 21:08

오건영 신한은행 패스파인더 단장
집값 상승으로 '금융 안정' 부담
금리인하 속도, 기대보다 느릴 것
美도 빅컷 보다 베이비컷에 무게
오건영 패스파인더 단장 사진=박범준 기자
오건영 패스파인더 단장 사진=박범준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수도권 부동산을 감안했을 때 많이 낮출 수 없을 것이다. 금리인하의 속도도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느릴 수 있다."

신한은행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사진)은 9일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남아 있는데 그때 금리인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표현이 보다 정확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오건영 단장은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하면서 '금융일타강사'로 스타덤에 올랐다. 오 단장은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자산관리(WM) 전문가 80여명을 모아 지난달 출범한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단장이라는 중책도 맡고 있다.


■'뜨거운' 수도권 부동산

오 단장은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는 점을 짚었다. 물가는 물가 목표인 2%에 상당 부분 수렴할 것 같고, 성장은 내수 부양 차원에서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있으며, 대외적인 금융안정도 미국이 금리인하를 진행하면 한국의 금리인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금리인하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 단장은 "문제는 딱 하나다. 대내적인 금융안정인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부동산이라는 단어가 40회 이상 언급될 정도로 부동산이 신경이 쓰이는 것"이라며 "금융안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가계부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한은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특히 오 단장은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금융안정을 감안한 중립금리는 그렇지 않은 중립금리보다 높다"는 표현에 집중했다. 그는 "중립금리는 긴축적이지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고, 너무 낮지도 않은 딱 알맞은 금리"라며 "예를 들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 3.5%가 가뿐하고 되레 올려야 하는데 실물경제를 보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으니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금리를 더 낮췄을 때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는 문제가 학습을 통해서 누적이 되면 향후에도 부동산을 잡기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즉,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금리를 낮추더라도 내수만 보면서 낮추는 것보다 많이 늦출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과거와 같은 저금리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한국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들도 "부동산 관련 정부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美 성장 둔화 우려

오 단장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50bp 금리인하, 1bp=0.01%포인트)'보다는 '베이비컷(25bp 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연준도) 자산시장의 뜨거운 모습을 보면서 속도를 조금씩 조절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조금 느리게, 시장이 기대하는 폭보다는 조금 적게 금리인하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단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이유는 미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차와 성장의 과실을 먹는 것인데 성장이 둔화되고 금리차도 줄어들 것 같으니 역류하면서 나타난 것이 지난달 5일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경기가 둔화가 되는데 마찬가지로 금리를 빨리 내리면 일본과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다시 한 번 엔 캐리 트레이드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오 단장은 미국 지표 가운데 성장 지표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제 시장은 성장 관련 지표를 많이 주목할 것"이라면서 "그 중 대표적인 제조업 지표가 있고, 고용 지표와 그 다음 소비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 지표를 볼 때 3~4개월 연속으로 트렌드, 추세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체 인터뷰 내용은 파이낸셜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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