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부동산 너무 뜨겁다”...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금리 묶은 이유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0 18:47

수정 2024.09.10 18:47

금리 3.50%로 묶은 8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금통위원 모두 “집값, 가계부채 상승세” 우려
“정책금리 경로, 보다 높게 운용해야” 지적도
내수 부진에 피벗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과도한 만큼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물가가 2%대로 떨어지는 등 피벗(통화정책 전환) 여건이 갖춰진 만큼 내수 부진에 따른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8월 22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돼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한 우려는 커졌고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 있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위원도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등으로 금융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어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시점에서는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확장세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 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이 지속해서 과열될 경우 금리 경로를 더 높게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한 위원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앞서, 먼저 완화된 금융 여건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취약성과 맞물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금융 안정, 중장기 성장 그리고 구조개혁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와 성장을 고려할 때 정책금리 경로를 보다 좀 더 높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의 거시건전성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위원은 “금리는 경제의 모든 부문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함께 수반될 때 금리 인하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도 늘어났다. 물가가 점차 안정 목표치로 수렴하는 가운데 고금리가 소비, 투자 등 실물 경기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완화할 때가 다가온다는 해석이다.

한 위원은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환경이 무르익었다고 생각된다.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통화 긴축 기조 완화 기대와 여건이 성숙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총재를 뺀 6명 위원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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