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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MBC 대규모 투자손실 방치”..방문진 “경영활동 간섭 못해”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1 15:39

수정 2024.09.11 15:39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건물. 사진=뉴스1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건물.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기 MBC가 미국 리조트 개발에 105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 잃는 등 대규모 손실을 냈음에도, 방송문화진흥회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사실이 11일 드러났다. 그러자 방문진은 대주주라는 이유로 경영활동에 일일이 간섭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방문진의 MBC 방만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지난 2019년 사옥 매각대금 4849억원을 적극 운용키로 임원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이 중 1905억원을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상품에 투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을 아예 건너뛰거나 위험 관리 규정 없이 투자가 이뤄져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본부장 전결로 진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펀드 투자이다. 투자한 105억원 전액 손실로 돌아왔다. 그 외의 투자도 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방문진은 이런 상황을 보고도 받지 못하다가 2021년 3월과 6월 MBC 대표이사와 감사가 투자 문제와 개선방안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그 후에야 뒤늦게 향후 조치를 보고하라 지시했다.

또한 MBC는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방송권 33억원 투자를 개최 확정도 전에 선지급했다가, 월드투어가 무산되면서 14억7000만원만 돌려받아 손실을 입었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11억원 투자도 9억3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실들 또한 방문진은 보고받지 못했다.

MBC 관계사들의 방만경영 실태도 드러났다. MBC플러스는 여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사업이 중단한 데 따라 74억~88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을 입었다. MBC 아트는 적자 경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2022년 임직원 임금을 올리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했다. 대구MBC는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200억원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출연했다.

방문진은 이런 감사 결과에 입장문을 내 즉각 맞섰다.
방문진의 관리·감독 권한이 MBC의 개별 경영활동에 일일이 개입하거나 관계사까지 건들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우면서다.

방문진은 “MBC의 대주주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경영진을 선임하고 일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나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경영진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보장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구체적 경영 판단과 활동에 일일이 개입하고 간섭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특히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방송법상 경영 개입은 곧 방송에 대한 관여로도 이어질 수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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