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밍바오, "세계지식출판사 친강은 동명이인"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지난해 6월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 친강 전 중국 외교 부장(장관)의 거취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밍바오는 11일 "베이징의 세계지식출판사에 친강이라는 이름의 직원이 있지만, 이름만 같을 뿐 친 전 부장이 해당 출판사에서 근무하지 않는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외교부 산하 출판사에서 낮은 직급으로 강등돼 근무하고 있다"라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보도와 관련해 "이름만 같은 사람"이라는 반박 보도이다.
밍바오는 이어 "WP의 보도는 인터넷에서 많은 의심을 받고 있다"면서 "출처가 익명 소스라는 것 외에 더 이상 증거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신문 펑파이의 국제부문 편집장 위샤오칭도 소셜미디어(SNS)에 WP의 해당 보도가 이목을 끌기 위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다만, 밍바오는 지난 7월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친강을 면직시키면서도 여전히 '동지'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을 들어 그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용서를 받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친 전 부장은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를 뜻하는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대표적인 인물로 2022년 말 외교부장에 발탁됐지만 지난해 6월 자취를 감췄다. 이후 한 달 뒤인 7월 외교부장에서 공식 해임됐으며 같은 해 10월 국무위원에서 물러났다.
올해 2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친강의 제14기 전인대 대표직 사퇴를 수락했다. 7월에는 20기 3중전회 폐막식에서 중앙위원 자리에서 공식 해임됐지만 당적은 유지됐다.
미국의소리(VOA)도 이날 친강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VOA는 "일부 관측통들은 WP 보도가 공직을 떠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것이고 진위는 여전히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부는 WP 보도에 회의적이며, 다른 이들은 이것이 중국공산당이 통치하는 정치 시스템 내 불확실성과 무상함의 증거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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