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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죽을 뻔했다" 7층서 밧줄 타고 내려와 아버지 살해한 아들, 선처 호소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2 10:38

수정 2024.09.12 10:38

/사진=JTBC 유튜브 캡처
/사진=JTBC 유튜브 캡처

[파이낸셜뉴스] 아버지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뒤 실종 신고까지 한 30대 남성이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는 친인척 측의 주장이 나왔다.

11일 JTBC ‘사건반장’은 자신의 60대 아버지를 살해하고 암매장해 존속살해,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사건을 보도했다.

'축사 물려달라' 거절하자 아버지 살해한 막내아들

사건은 지난해 11월 6일 벌어졌다. 3남매 중 막내아들인 A씨는 이날 오전 3시께 경북 상주에 있는 아버지 60대 B씨 소유의 축사를 찾아가 ‘축사를 물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해 살해했다.

A씨는 이후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하고 실종 신고를 한 혐의와 살해 방법 등을 검색한 컴퓨터를 포함해 계획범죄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실종 신고는 했지만 사건 당일 새벽 축사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외국인 노동자의 진술 등으로 인해 범행을 자백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항소한 상태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이라 주장하는 것과 달리, A씨는 범행 당일 CCTV를 피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 7층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약 13㎞ 떨어진 아버지 축사로 걸어갔다.

A씨는 이와 관련해 1심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살해 목적이 아닌 축사 시설을 망가뜨리러 갔는데, 아버지가 신고할 경우 알리바이가 필요해 위험을 무릅쓰고 밧줄을 탔다”라며 “‘(아파트에서 밧줄을 타고) 못 내려가면 난 결혼도 못한다’고 스스로 되뇌며 무섭지만 참고 내려갔다”라고 적었다.

항소심서 "나도 목숨 걸고 밧줄 탔다" 우발적 범행 부인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도 “(경찰 조사에서) 제가 당시 밧줄을 타고 내려간 것이 제가 처한 상황을 끝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한 행동으로 봐주실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와 미친놈이네’하며 살인을 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으로 보셨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인척 측은 “(A씨가) 반성문에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그 밧줄을 타고 올라갈 때 자기도 죽을 뻔했다면서 스스로 자기 연민을 느끼는 것 같더라”라며 “A씨의 친모이자 B씨의 전처인 C씨가 적극적으로 B씨를 감싸며 선처 탄원을 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항소심 선고에서 형량이 가벼워질까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친인척 측이 A씨의 컴퓨터를 포렌식한 결과, ‘밧줄 타기’, ‘자택에서 사망하면 장례 절차’, ‘친족살해 형량’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씨는 “내가 왜 검색했는지조차 모르겠고, 타이핑한 게 아니라 클릭만 해도 기록이 나온다는데 우연히 그랬을 거라 추측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대한 2심 선고는 오는 9월 말로 예정돼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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