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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AI 칩 수요가 너무 많아" 병목현상 우려
지진·中 리스크 커지면서 멀티벤더 갈증 높아져
차세대 공정 먼저 채택한 삼성전자, 유력 대안 부상
수율 안정화는 숙제...삼성, 빅테크 잡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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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서울=홍창기 특파원 김준석 기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AI 칩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수주가 성사되기만 하면 이후 TSMC의 지진·양안관계 리스크로 멀티벤더(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갈증이 큰 빅테크들이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로 옮길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까지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TSMC에 준하는 수율(양품 비율)과 품질을 달성하느냐는 숙제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파운드리 수주를 위해 내부에서 영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따로 선발해 '니모' 관련 업무에 최우선적으로 투입하는 등 엔비디아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니모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엔비디아를 지칭하는 코드명이다.
젠슨 황 CEO "TSMC 훌륭하지만 다른 업체 이용할 수도"
12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그룹 주최 테크 콘퍼런스에 키노트 연설자로 나서 AI 칩 생산에 대해 "(TSMC가) 훌륭하기 때문에 사용한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자사의 주력 칩인 '호퍼' 시리즈(H100·H200)와 차세대 칩 '블랙웰' 물량 100%를 TSMC가 위탁생산하고 있다. 황 CEO가 '다른 업체'를 따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생산할 수 있는 미세공정 능력을 갖춘 업체는 TSMC 외에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황 CEO는 이어 "AI 칩 수요가 너무 많다"며 "모두가 가장 먼저이고 최고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하면서 높은 TSMC 의존도에 대해 우회적으로 고민을 토로했다. 최근 TSMC로 AI칩 주문이 몰리면서 제한된 공급으로 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진과 불안정한 양안관계도 빅테크의 멀티벤더 수요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대만 동부 화롄 지방에서 일어난 규모 7.4의 지진으로 일부 TSMC의 클린룸이 가동을 멈추면서 빅테크들은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까 가슴을 쓸어내린 바 있다. 또, 대만 독립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 1월 당선되면서 악화일로를 걷는 양안관계도 복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시에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빅테크들 입장에서는 TSMC 한곳에 모든 물량을 맡기기엔 리스크가 크다"면서 "어쩌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삼성 파운드리의 성공을 가장 바라는 이들이 엔비디아, AMD 등 기업일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들이 주저하는 이유는 수율"이라면서 "수율에 대한 우려를 삼성이 얼마나 불식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 엔비디아 수주 총력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양산에 성공하면서 파운드리 질서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3나노 제품에서 이렇다 할 '큰손' 확보에 실패하면서 TSMC 쏠림현상이 오히려 가속되고 있다.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감싼 GAA는 기존의 핀펫(FinFET) 구조보다 전력 효율과 성능이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GAA를 채택했으며, TSMC는 2나노부터 GAA를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직원 A씨는 "3나노 수율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면서 "수율 수치를 보며 하루에도 사무실 분위기가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현재 파운드리사업부 내부에서는 영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따로 추려 엔비디아나 AMD 등 빅테크 관련 업무에 투입하는 등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기업(IDM) 강점을 살린 턴키(일괄) 전략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턴키 전략을 통해 고객사 개발·생산 소요 시간을 2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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