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MBC가 tvN 드라마 '정년이' 제작사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양측이 기획, 제작 과정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상 방송이 가능할지 방송가의 관심이 모인다.
MBC는 12일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및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스튜디오N, 엔피오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mmm)의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다"며 "법원에서는 2024년 9월10일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 있다고 판단,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고 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오는 10월 12일 오후 9시 20분 처음 방송될 예정이었다.
당초 '정년이'는 MBC가 스튜디오N 등 제작사와 기획해 온 작품이었으나, 제작비를 두고 이견을 빚자 tvN에 편성됐다. 또한 '정년이' 연출은 MBC 소속이었던 정지인 PD가 맡았으나, tvN에 편성되면서 인력이 유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MBC 측은 제작사를 상대로 가압류를 신청했다.
'정년이' 제작사들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정년이'는 제작사들의 주도하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여(MBC로부터 단 1원도 받은 적이 없음) 기획 개발한 작품"이라면서 "MBC는 촬영이 임박한 시점까지도 제작사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협상을 지연하여 제작사가 어쩔 수 없이 불합리한 MBC의 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제작사들은 MBC와 제작비에 대한 합의점을 단 한 번도 찾지 못했고, MBC는 촬영 시작 20일 전이 되어서야 다른 채널로 가볼 수 있으면 가라고 하여 제작사들은 한 달 이상의 촬영 연기를 감수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게 되었으며, 그런데도 제작사들은 거대 방송사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어서 MBC가 내부에서 쓴 비용이 있다면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MBC는 오랜 시간 동안 비용에 대한 내역도 밝히지 않고 면담 요청도 거절하더니, '정년이'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여 악의적으로 작품에 흠집을 내려고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제작사들은 "MBC의 가압류는 법원의 확정적 판단이 아니라 단순 보전처분으로, 제작사들의 입장 소명 기회 없이 MBC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잠정 결정"이라며 "가압류 결정은 방송과 무관하여 방송 일정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제작사들은 2020년부터 '정년이'의 영상 제작을 기획해 왔으며 2022년 11월 MBC에 편성 및 드라마 제작비 등을 정식 제안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년이'와 관련해 MBC와는 구두 합의를 포함해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으며 편성 확정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MBC 대거 인력 유출'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실제로 MBC에서 퇴사한 것은 감독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감독의 퇴사 결정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감독의 자발적인 결정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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