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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검열이 걸림돌"… 중국산 AI 미국보다 일년 뒤처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2 18:12

수정 2024.09.12 18:36

GPT·메타 등 선풍적 인기 끌자
中, IT 대기업들 잇따라 출시
NYT "미국 LLM 개량한 수준"
美 규제에 고성능 반도체도 부족
지난 18개월 동안 연달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출시했던 중국 IT 업계가 여전히 미국의 기술에 6~9개월 뒤쳐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중국 기업들은 AI를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분야에서는 미국 경쟁자들을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 벤처캐피탈 기업 시노베이션벤처스의 리카이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VCJ 사모펀드 포럼에 참석해 중국 IT 대기업들의 거대언어모델(LLM) 수준이 미국 경쟁자들보다 6~9개월 뒤쳐졌다고 주장했다.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거쳐 2005년 구글 중국 법인(구글 차이나) 설립에 참여해 2005~2009년 법인 대표를 지냈다. 그는 작은 기업들의 경우 미국과 격차가 15개월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LLM은 사람의 언어 작업을 위해 설계된 생성형 AI 중 하나이며 대규모로 인간의 문자나 문장을 인식, 번역, 예측 및 생성할 수 있다. 미국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GPT'도 LLM의 일종이고 해당 LLM에 채팅 로봇을 결합한 서비스가 '챗GPT'다. MS와 구글, 메타 등 미국의 주요 IT 대기업들은 챗GPT가 2022년 공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지난해 잇따라 개발하던 LLM과 채팅 등 AI 연동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생성형 AI 발표에 나섰다.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는 지난해 3월 GPT와 비슷한 LLM인 '어니'를 개발했다며 이에 연동하는 채팅 로봇 '어니봇'을 공개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큐웬(Qwen)', 텐센트 '혼원', 화웨이 '팡구', 바이트댄스 '두오바오' 같은 생성형 AI들이 연이어 공개됐다.

지난 2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의 생성형 AI 기술이 미국에 비해 최소 1년 이상 뒤떨어졌다고 진단했다. NYT는 중국 업계의 약점이 LLM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생성형 AI라고 내놓은 프로그램들이 사실은 대부분 미국산 LLM을 가져와 개량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메타는 지난해 7월에 자체 개발한 LLM인 'LLaMA2(라마2)'를 상업적으로 써도 좋다며 공짜로 풀었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일단 LLM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익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01.AI'를 창업했던 리카이푸는 NYT 보도 당시 e메일 성명을 통해 자사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처럼" 메타의 라마를 기초로 제작되었고, 무료 프로그램을 쓰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고 밝혔다.


NYT는 중국에서 공산당 정부의 검열로 AI 학습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미국의 반도체 제재 때문에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화웨이가 미국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대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관련 반도체를 개발했지만 엔비디아 제품에 비하면 성능이 나쁘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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