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90여발 보유, HEU 2044㎏, 플루토늄 68~72㎏ 추정"
"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2030년엔 160여 기까지 확대 관측"
전문가 "군사적 목적, 핵무기 사용 가능하다는 셈법 가동 시사"
"北 핵위협 높여 '확장억제 실행 의지' 한미동맹 약화 유도 노려"
"한미 NCG 작전화 가속...국제사회와 고강력 협력·압박 높여야"
"한국 핵전략 수립 필요성에 대한 검토도 병행돼야 할 것" 제언
[파이낸셜뉴스]
"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2030년엔 160여 기까지 확대 관측"
전문가 "군사적 목적, 핵무기 사용 가능하다는 셈법 가동 시사"
"北 핵위협 높여 '확장억제 실행 의지' 한미동맹 약화 유도 노려"
"한미 NCG 작전화 가속...국제사회와 고강력 협력·압박 높여야"
"한국 핵전략 수립 필요성에 대한 검토도 병행돼야 할 것" 제언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이 최소한의 핵무기 보유로 외부의 위협을 막아낸다는 '최소억제 핵전략'을 완전히 버리고, 가능한 최대치의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의지를 행동화하는 '최대억제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14일 제기됐다.
이와 함께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90여 기로 추정되며 오는 2030년엔 이를 160여 기까지 늘릴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전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찾아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 보도했다.
■北 핵탄두 90여발→2030년 160여발 보유 전망
국방부가 지난해 2월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도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HEU) 상당량과 플루토늄 약 70㎏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북한이 생산한 고농축 HEU는 약 2044㎏, 플루토늄은 약 68~72㎏로 HEU로는 80여 발, 플루토늄으론 8~17여 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향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생산량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약 162~166발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핵시설을 가동해 핵물질을 생산해 왔다. 북한은 영변뿐만 아니라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 등 최소 5곳의 핵개발 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관측하면 북한이 우라늄 원심분리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를 공개적으로 폭파했으나, 2022년 3번 갱도를 복구해 핵실험을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정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추가 7차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北, P5 수준 핵 강국 추구... 최대억제로 전략 변환 관측
국내 손꼽히는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인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북한은 단지 핵보유를 넘어 핵강대국에 맞설 수 있는 핵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설계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북한이 인도, 파키스탄 수준의 핵보유국을 뛰어넘어 이른바 'P5'(미·러·중·영·프) 수준의 핵강국 등극을 목표로 핵능력을 고도화시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이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라는 주문도 동일한 맥락이라는 얘기다.
반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핵무기는 ‘사용’이 아니라 ‘억제’를 위한 무기, 즉 사용할 수 없는 무기다. 핵은 보유 그 자체만으로 억제력을 높이는 역학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북한은 핵무기를 가능한 많이 보유함으로써 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핵무기 보유의 국제 기본공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략핵무기, 전술핵무기, 저위력 핵무기 등 다양한 종류의 핵탄두를 보유하며 이 중 일부는 군사적 목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셈법이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의 공세적 핵전략은 한국 등 외부에 대한 핵강압 뿐 아니라 한미 디커플링을 유도하는 전략적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셈법도 녹아있으며, 최대치 핵무기 보유를 통해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을 높이면 위기고조시 혹은 실제 상황 발생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 실행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봤다.
반 센터장은 "궁극적으로 이처럼 확장억제 공약이 의심을 받으면 한미동맹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며 "따라서 북한의 최대억제 전략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도록 NCG 작전화의 속도를 높이고 나아가 국제사회와의 고강력 협력을 통해 제재 강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한국은 이와 동시에 핵전략 수립 필요성에 대한 검토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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