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추석기간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성수품' 밖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다. 차례상 수요와 밀접한 농축수산물 물가를 눌러앉히고 있지만 정작 적지 않은 관심이 여행·숙박 등 '바캉스 수요'에 몰리는 모양새다.
차례상 물가 진땀...시금치 대신 열무 올려야
15일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28만790원 수준으로 아직 지난해 추석 성수기보다 1.8%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성수품 17만t을 공급했음에도 일부 품목의 경우 아직 높은 수준의 물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22일 조사와 비교해도 품목별로 보면 애호박, 시금치, 무 등 채소류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작황 부진을 겪은 품목들의 생산량 회복세가 아직 시장까지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기상 여건 악화로 인해 생육이 지연된 애호박은 1개 2340원으로 한달 새 59% 뛰어올랐다. 서늘한 밤기온이 필요한 시금치 역시 열대야가 지속되며 400g(한 단)에 1만280원으로 12% 올랐다. '차례상 나물' 중 하나인 무도 3700원으로 11% 오른 수준을 유지중이다.
수급이 양호했던 축산물과 수산물은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은 1㎏에 5830원, 북어포는 60g에 5790원으로 각각 5%씩 내렸다.
농식품부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하다는 통계도 있으니 전통시장에 방문해 온누리상품권 등 할인을 적극 이용해달라"며 "가격이 높은 일부 품목의 경우 시금치 대신 열무 등 대체 소비 품목까지 할인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강조했다.
"성수품 상관無"...바캉스 떠나는 사람들
차례상 물가 뿐 아니라 여행·숙박 등 가격 역시 추석기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3일부터 18일까지 휴일 기간 동안 총 120만4000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보다 11.6% 훌쩍 오른 숫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65억8000만달러다. 2018년(78억3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9~10월 해외여행까지 더하면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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