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지진희가 '가족X멜로'에서 중년 멜로로 안방에 설렘을 안겼다. 지난 15일 12부작으로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극본 김영윤 / 연출 김다예)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 드라마로, 지진희는 '멜로킹' 진가를 다시 입증했다.
지진희는 극 중 이혼 통보를 했던 아내 금애연(김지수 분) 앞에 11년 만에 건물주로 나타난 '변츠비' 변무진을 연기했다. 변무진은 과거 사업병으로 인해 사채까지 쓰는 바람에 집 전재산을 날린 과거가 있는 인물로, 오랜만에 가족 앞에 돌아와 금애연과 재결합을 꿈꾸지만 자신을 응원하는 아들 변현재(윤산하 분)와 달리, 딸 변미래(손나은 분)의 반대에 막힌다.
변무진은 극 초반 11년 만에 어떻게 그가 수십억대 자산가가 될 수 있었을지 미스터리를 자아내는 인물로 궁금증을 더했다. 금애연과 자녀가 살던 빌라의 주인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나타났기에, 변무진에 대한 의심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진희는 변무진의 미스터리부터 금애연을 향한 직진 로맨스에 변미래와의 티격태격 코미디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지진희는 여전히 멜로가 기대되는 배우로 꼽힌다. 그는 멜로 연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금주부터 철저한 관리까지, 쉽지 않은 노력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 노력에 대해 "엄격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 너무 어렵고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그런 노력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진희는 '가족X멜로'에 이어 다음 멜로 또한 더욱 기대하게 했다. 그를 만나 '가족X멜로' 의 촬영 비화를 포함,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라마를 마무리한 소감은.
▶예전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핵가족이 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얘기는 사라진 지 오래됐다. '가족X멜로'는 또 다른 형태의 가족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요즘 시대 이야기를 담은 내용을 자극적이지 않게 담았더라. 코미디도 너무 코믹할 수도 있는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도 아니고, 적정하게 잘 담은 부분이 좋았다. 자극적인 것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 보면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게 좋았다. 더 슬프고 기쁘고 웃기는 게 있을 텐데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요즘 드라마의 성향과 다르긴 하지만 우리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어서 좋았다.
-코미디와 멜로, 로맨스, 가족 드라마가 섞인 장르였다.
▶좋아하는 장르다. 멜로에 코미디가 섞인 건 추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극적인 폭력물은 이제 좀 힘들더라. 보기에 무섭다기보다는 '이런 사회가 있으면 안 되지' 하다 보면 힘들더라. 우리 드라마의 '좋다' '예쁘다' 하는 부분들이 사회에도 존재하는데 폭력적이고 안 좋은 것들만 뉴스에 많이 나오다 보니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더라. 잔잔하고 좋은 얘기도 많이 나오면 세상이 좀 더 예쁘고 좋게 보이지 않을까 한다.
-멜로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번 멜로에서는 다르게 접근해야겠다 생각한 부분이 있나.
▶설정 자체가 이혼을 당했다. 나쁜 짓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선택을 잘못했고,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손해를 많이 봤다. 그 손해가 가족들한테까지 영향을 미친 상황이어서 애연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미워서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오해가 있었던 서사가 있었다. 그런 오해가 해결이 되면서 멜로로 이어졌다. 이전에는 중년의 진한 멜로 느낌이었다면 이건 동네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묻어나는 멜로였다. 이런 멜로, 저런 멜로 다양한 멜로가 나오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무진과 애연을 보면서 '이 사람들만의 멜로구나' 생각을 했었고 그걸 이해하려 노력했다. 이걸 '미스티'처럼 하면 안 되니까 다른 결의 멜로를 하려 했다.
-중년 멜로를 다루는 작품이 많지 않다.
▶나이 들었을 때, 그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다는 얘길 계속해 왔다. 그냥 한 얘기는 아니고 진짜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 준비를 늘 하고 있다. 과연 내가 이 화면에 나가서 멜로를 하고 있을 때 '그래도 아직까지 볼만해'라는 정도는 돼야 할 것 아닌가. '쟤가 왜 나와서 이러고 있어'라는 말을 들으면 안 되니까 그 부분에 대해 엄격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너무 어렵고 힘들더라.
-어떤 준비 과정이 있었나.
▶배우로서 (부정적인) 이슈도 없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날 관리해야 하는데 다행히 그런 부분이 저는 굉장히 재밌고 적성에 맞는다. 그래서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가고 있다. 처음엔 과격하게 준비를 했었다. 젊었을 땐 운동도 굉장히 심하게 하고 과격하게 다이어트도 많이 했는데 그게 결국엔 되돌아오더라. 힘들어지다 보니 버티질 못하더라. 지금은 '내가 힘들 것 같아' 하면 딱 멈춘다. 계속 날 체크하면서 어느 선까지 가능할까 보면서 '5년 정도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어보자' 하면서 조절을 한다. 이젠 오래 하다 보니 조절 능력이 생기진 않았을까 한다.
-언제까지 멜로를 하고 싶나.
▶앞으로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는 없어지겠지만, 그래도 쭉 하는 데까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청자들 반응은 찾아봤나.
▶반응은 맨날 찾아보고 '이렇구나' 생각한다. 좋은 반응이야 팬분들이 써주시지 않았겠나. SNS에 찾아오는 분들은 팬들이지 않나.(웃음) 그분들은 늘 좋은 얘길 해주신다. 안 좋은 반응을 보면서는 '내가 주의를 해야겠구나' 생각도 들기도 한다. 그래서 안 좋은 반응을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부분이 진짜 보였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이기 때문에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진지한 걸 하다가 코믹한 걸 오랜만에 해서 좋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긴 했던 것 같다.
-코미디를 오랜만에 한 부분에선 어땠나.
▶쉽진 않더라. '파란만장 미스김'도 있었고 그 다음에 '결혼 못한 남자'도 있었는데 결이 다르다. 요즘에는 웃음 포인트가 약간 달라지지 않았나. 그 포인트를 사실 이제 정확하게 모르겠더라. 자칫 잘못하면 아재가 되는 수가 있으니까.(웃음) 감독님이 훨씬 젊으시니 감독님이 조절을 해준 부분이 있었다. 그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었다.
-드라마에서 하이힐을 신었다.
▶생각보다 편했다.(웃음) 그래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하지' 했는데 저를 배려해서 발목을 감을 수 있는 걸 주셨다. 앞 코도 뾰족한 것보다 두꺼운 걸로 해주시긴 했지만 높이가 굉장히 높더라. 짧은 거리를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잠깐이나마 가능했던 거지 이걸 갖고 일을 했다면 굉장히 힘들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신어 보니 몸을 똑바로 세우지 않으면 무너지더라.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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