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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한테 미안하지만, 백화점 부담돼서 아울렛 왔어요"..불황에 추석 대목 소비의 그림자 [르포]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8 16:37

수정 2024.09.18 19:04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오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경기 의왕점이 쇼핑객들도 붐비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오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경기 의왕점이 쇼핑객들도 붐비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휴 끝인데다 불황이라 가성비가 높은 아울렛으로 사람들이 몰린 것 같네요. 확실히 할인 품목을 많이 찾게 됩니다."(경기도 안양시 김모씨)
경기침체 속에서도 추석 대목을 맞아 전국의 주요 쇼핑지들은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다만, 불안한 경제상황을 대변하듯 소비자들의 지갑은 정상가보다 저가 판매하는 아울렛이나 할인 매장들로 집중됐다. 특히, 전국의 주요 아울렛들은 대형마트, 백화점과 달리 명절 당일에도 일제히 영업에 나서 고물가 시대 특수를 누리고 있다.

18일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 이 곳은 오전부터 많은 쇼핑객들로 붐볐다.
특히 야외 잔디광장에서는 추석을 테마로 한 하리보 팝업스토어가 진행돼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대형 조형물과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들로 넘쳐났다.

이날 3대가 함께 방문한 김씨는 "명절이라 부모님 옷 한 벌 사드리려고 왔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다"면서 "주차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린 것을 보면 대목이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렛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 곳은 음식점과 카페였다. 단순히 쇼핑을 할 목적보다는 나들이 장소로 아울렛을 택한 경우들이 많았다. 아울렛 인근에 거주한다는 한모씨는 "명절에 마땅히 할 것도 없어서 밥 먹을 겸 구경 나왔다"면서 "팝업이나 행사장들을 둘러보고 가고, '득템' 수준으로 싼 게 있다면 쇼핑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많은 방문객에도 프리미엄 브랜드와 골프웨어 등 고가 의류 매장들은 다소 한가했다. 가장 붐비는 곳은 매장 밖 매대에서 특가할인을 하는 곳들이었다. 같은 아울렛 속에서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만큼 키즈 매장도 사람들이 많았다. 아동매장 점원은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아이들 옷은 구매하지 않냐"면서 "조부모와 함께 방문한 가족들이 많고, 가을 상품들을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아울렛 중에서도 이번 연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은 새롭게 오픈한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이었다. 추석 직전인 지난 12일에 오픈해 개점효과로 명절기간 내내 인산인해였다. 부산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씨는 "아울렛이 새로 오픈해 가보려고 했지만 교통 체증이 엄청 심해 포기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방문객이 몰렸지만 매장마다 사정은 달랐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돼 짐 가방을 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1층과 지하 식품관, 스위트 파크 등 식음료 매장에 주로 몰렸다.

명품매장은 셀린느 등 일부 인기 매장이 오전에만 웨이팅이 속출하는 등 붐볐지만 대부분 매장은 한가로웠다.
강남점을 방문한 박모씨는 "명절이라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유 있게 쇼핑할 수 있었다"면서 "확실히 대기 시간이 줄어 생각보다 명품쇼핑이 수월했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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