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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주담대 9월 2주만에 2조1800억 증가… 가계부채 불씨 여전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8 18:13

수정 2024.09.18 18:13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월 들어 2주 만에 2조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 6~12일 기준 일일 주담대 증가 폭이 전주(2~5일)보다 가팔라지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본격 둔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주담대 한도 제한과 1주택자 추가 주담대 및 전세대출 제한 등 강도 높은 대출 억제조치가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면서 올해 하반기 안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한국은행 금리인하 등이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를 막는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8월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증가했다.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8조9115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한 모습이다.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1043억원(103조4562억원→103조560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의 지난 12일까지 가계대출 증가 폭은 2조690억원(725조3642억원→727조433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 비교하면 주담대 증가세는 가팔라진 모양새다. 5대 은행의 이달 6~12일 주담대 증가 폭은 1조2937억원으로, 앞선 5일까지의 증가 폭(883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영업일당 증가폭은 2~5일 2209억원에서 6~12일 2587억원으로 확대됐다. 은행권이 지난 7~8월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높인 데다 비가격적 대출 제한조치를 수차례 쏟아낸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증가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 9월 5대 은행의 일평균 주택구입 개별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약 3405억원 규모로, 7월(3861억원)이나 6월(3617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5대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69.6%가 서울 등 수도권 주택과 관련된 대출로 집계됐다. 2021년 8월(71.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담대가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이르면 한 달 늦으면 두세 달의 시차를 두고 집행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 거래 정점이 7월 혹은 8월이라면 주담대 증가세가 10월이나 11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추석이 지나면 집값이 오르는데 대출규제 이전인 7~8월에 주택을 계약하고, 대출 실행을 기다리는 수요가 많다"면서 "2~3개월 뒤 잔금을 치르면서 주담대 대출은 우상향한다고 해도 완만하게 둔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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