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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베트남도 원전 건설 추진, 민관 수주 총력전 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8 19:15

수정 2024.09.18 19:15

탈원전 폐기하고 다시 원전 회귀
러시아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신한울1, 2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신한울1, 2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사진=뉴시스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포기했던 베트남이 다시 원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원전 건설에서 세계 최강국인 우리나라에 체코에 이어 놓칠 수 없는 원전 수출 기회가 다시 찾아오게 된 것이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원전 13기를 건설하겠다고 2006년 발표했다. 그 후 2009년 닌투언성에 원전 2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취소됐다. 그 대신 베트남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베트남이 다시 원전으로 회귀한 것은 급증하는 전력수요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해 정전사태가 자주 발생했다고 한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전력 부족이 심각해지자 원전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도 관료주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전력 확보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는 원전이 최선임을 인식한 것이다. 이런 과정들은 우리가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 우리도 전 정부 때 탈원전을 선언하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다 관련 비리와 환경 파괴 등의 부작용에 부딪힌 바 있다.

베트남이 다시 원전 건설에 나선다면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러시아, 한국, 캐나다 등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검토해 왔다고 한다. 베트남은 아무래도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러시아와의 협력도 고려하겠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앞서는 우리의 경쟁력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 6월 베트남과 원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러시아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벌써 러시아 등과 베트남 원전 수주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인데, 체코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원전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국가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체코 원전 건설 수주에 앞장섰던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2박4일 일정으로 체코를 공식 방문,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 3월 총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의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서 딴지를 걸고 있어 정부의 마지막 총력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원전 1기 수출은 자동차 수만대를 한꺼번에 수출하는 것과 맞먹을 만큼 규모가 크다. 정부와 민간이 한 팀이 되어 수주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그전에 원전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국내에서도 원전 건설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최근 신한울 3·4호기 건설허가가 떨어졌지만,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처하려면 추가 건설계획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다시 원전 도입으로 돌아섰다.
세계 각국이 원전 건설에 나서는 것은 비용과 환경 면에서 원전이 가장 효율적인 발전 수단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탈원전 정책으로 5년을 허비한 우리의 야당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정부의 원전 생태계 부활정책을 가로막다시피 하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원전 정책에서 더는 어깃장을 놓지 말고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협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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