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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MBK-영풍, 고려아연 부채 35배 폭증 저격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9 10:08

수정 2024.09.19 10:08

410억→1.4兆..기관투자자 설득 포인트
기타주주 中 기관투자자 95% 이상
트로이카 드라이브 예상 투자금만 11.7兆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부채가 5년도 안돼 35배나 폭증했다고 저격했다.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회장으로 취임한 2022년부터 부채 규모 증가율이 급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의 2021년 대비 2022년 부채 규모는 135% 증가하며 1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9260억원 대비 2024년 상반기 부채 규모만도 52% 증가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부채는 2019년 410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3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5~2019년까지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는 연 300억~500억원 대였다.

이들은 최 회장 취임 후 고려아연의 부채증가와 수익성도 하락하는 가운데, 경영권 방어 목적의 과도한 자사주 매입 등으로 현금력도 약화되는 등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최윤범 회장의 대리인 문제를 지적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어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우려된다. 무분별한 투자로 인한 손실도 늘어나는 가운데, 약 12조원 가량의 신사업 투자금을 모두 차입에 의존하게 되면 부채 부담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다. 2023년 6.8%로 5.2%p 감소했다. 2015~2019년까지 평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12.8%다. 하지만 2019~2023년까지 평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10%로 떨어졌다. 연결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도 2019년 16.2%에서 2023년 10.1%로 6.1%p 하락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순현금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어 올해 말에는 순부채 상황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고려아연의 순현금 규모는 2조5000억원이다. 올해 말에는 마이너스(-) 440억원의 순부채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순현금’이란 총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기관예치금, 단기투자자산에서 사용이 제한된 현금과 차입금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올해 하반기 기확정된 호주 풍력발전소 투자금 잔액과 카타만 투자금 잔액, 중간 배당금 지출, 그리고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된 최 회장 우호지분 확대 목적으로 의심되는 총합계 5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지속되면 올해 반기말 기준 순현금 6680억원이 모두 소진되고도 모자란다는 계산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과 같이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산업군에 속한 기업이 대규모 순현금 상태에서 불과 몇년만에 순부채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는 것을 우려했다.

최윤범 회장 주도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과는 무관한 투자들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래 고려아연의 38개 투자 건 중 30개의 기업들이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누적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의 누적당기순손실 금액만 5297억원에 이른다.

완전자본잠식인 기업을 매출액의 200배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투자한 ‘이그니오(Igneo)’, 사법리스크까지 거론되는 ‘SM엔터테인먼트’나 평가손실 추정액만 790억원에 이르는 여행상품 플랫폼 기업 ‘타이드스퀘어’ 등이 대표적이다.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한 향후 예상 투자금액만 1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이 차입 외에는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에 차입금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2023년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9760억원이다. 이미 법인세, 배당, 기존 제련사업 투자지출(capex) 등 연평균 지출 규모가 상각전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선 상태라, 신사업 투자 자금 대부분은 차입금으로 충당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일정기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신사업 투자가 지속될 경우 2029년 고려아연의 부채는 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고려아연이 부담하게 되는 연 이자만도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MBK 파트너스는 대리인 문제로 훼손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개선을 위해 우선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강화 후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세계 최고 제련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한 전기동 사업, 반도체황산 사업 확대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한다. 고려아연 본업과 연관성이 결여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에 대해서는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 후 고려아연 본업 및 신사업 경쟁력 제고 목적으로 해당 자금을 재투자할 계획도 설명했다.

고려아연의 신사업 투자 관련해서 MBK 파트너스는 투자전문가로서 고려아연의 경쟁력 전이 가능성과 시장 환경을 고려해 경쟁력 확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장성이 유망하고 고려아연의 핵심 제련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황산니켈 및 전구체사업, 높은 수익성으로 사업성이 있고 ESG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 개인의 독단적인 경영 행태에 의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강화한 후 고려아연이 명실상부한 비철금속제련 부문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끄는 기업,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9월 4일 기준 고려아연의 기타주주 중 95% 이상이 기관투자자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공개매수의 포인트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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