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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자신감 얻은 연준… ‘고용 안정’으로 방향 전환 [美 '빅컷' 글로벌 긴축 마침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9 18:34

수정 2024.09.19 18:34

美 0.5%p 인하 배경은
연준, 올 실업률 전망 4.4%로↑
노동시장 둔화우려에 선제대응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사
물가 자신감 얻은 연준… ‘고용 안정’으로 방향 전환 [美 '빅컷' 글로벌 긴축 마침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빅컷'(0.5%p 인하)을 단행한 것은 고용시장 둔화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관리 범위에 들어왔다는 자신감도 배경이 됐다. 다만 미국 경기가 침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점진적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19일 외신들은 미국 노동시장이 신규 고용 둔화를 보이자 이에 대한 우려로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고 분석, 보도했다. 빅컷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연준은 성명을 통해 "위원회(FOMC)가 물가상승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고용시장 둔화에 우려

연준이 이번에 예상 밖으로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한 것이 노동시장의 안정에 우선을 두고 있다는 시각이다. 헤지펀드인 포인트72자산운용의 이코노미스트 딘 마키는 "연준이 금리 50bps(1bps=0.01%)를 내린 것은 연준이 노동시장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까지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를 지낸 로레타 메스터도 "금리를 크게 내림으로써 노동시장이 약해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스러운 실업자 증가가 재발하지 않도록 물가를 안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이 같은 연준의 목표 달성을 위한 강한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적절한 통화정책을 통해 노동시장의 탄탄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지난 8월 발표했던 2.6%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으며 실업률은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 4%에서 4.4%로 상향했다. 지난 8월 미국 CPI와 실업률은 각각 2.5%와 4.2%를 보였다.

■장기 중립금리는 2.9%

연준 위원들의 앞으로 금리전망을 나타내는 도표인 점도표(dot plot)는 올 연말까지 또 한차례 0.5%p를 내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미국 대선(11월 5일) 다음 날부터 이틀간, 그리고 12월 17~18일 두 차례 남겨놓고 있다. 점도표는 또 금리가 내년 말까지는 3.4%로 1%p 추가 인하되고, 2026년에는 2.9%로 0.5%p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끌어내리기에 고전했던 연준은 장기 중립금리 수준은 2.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인하 속도 전망에 대해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FOMC가 서두르고 있다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PGIM고정자산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톰 포르셀리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이 앞으로 금리 50bps 연속 인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월 의장이 큰 폭 추가 인하를 미리 예고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했다.


한편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함에 따라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모두 정상인 가운데 연준이 그동안 비정상적이었던 금리를 인하하며 손을 대기 시작했다며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비관적이었던 연착륙이 가능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이 금리인하까지 미뤘다는 비판을 받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연착륙의 성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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