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원한 재야 인사인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사진)이 22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유족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장 원장은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장 원장은 지난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병원에서 진찰받은 결과 담낭암 말기에 암이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당혹스럽지만 살 만큼 살았고, 한 만큼 했으며, 또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 아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66년 서울대 법학과 입학 후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건을 계기로 학생 운동과 노동 운동에 투신했다.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고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등으로 1970~80년대 투옥과 석방, 수배 생활을 거듭했지만 김영삼 정부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보상법에 따라 지급한 보상금을 일절 수령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삶의 궤적은 사회적 약자 보듬기 특권 없애기로 요약된다. 검소한 생활은 국가와 개인 모두가 소외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소명에서 비롯됐고, 특권 폐지는 특권층의 기득권 버리기를 통해 세상을 좀 더 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그의 정치 철학이 주 배경이다.
군사독재투쟁의 학생운동과 전태일과 함께한 노동운동가이며 정치 특권 오욕의 역사를 지적한 장기표 선생의 사망은 정치 부패 스캔들 그리고 막말의 수치감속에 약자 민생이 멀어지는 불안한 대한민국 심장을 겨누는 오늘의 중대한 뉴스이다. 바로, 무능력 국회 여야에게 주검의 양심. 심판의 날이기도 하다. 야당 대표 징역2년 검찰 선고 , 영부인 특검논란 등 현 민생정치를 외면하고 민생에 찌든 다수 국민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크다고 본다.
전 국회부의장 특보 출신 이학만 상품전략소장은 고(故) 장 원장의 별세와 관련, "여야는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걔혁 특권 폐지에 다시 한번 장기표 선생의 죽음을 계기로 반성하고 대한민국의 발전과 미래를 가로막는 특권을 행세하는 범죄의 주범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무능력 여야 국회가 논의하는 지구당 부활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오만한 특권으로 즉각 논의를 중단해야 하고 불체포 특권, 유럽 및 선진국의 국회의원 급여는 GDP의 2배 수준, 한국은 4배에 가까워 일본보다도 많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을 당장 적용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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