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한국인들, 태국가면 사온다는 신라면의 정체는[이맛어때]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3 07:06

수정 2024.09.23 07:06


신라면 볶음면 똠얌. 사진 이환주 기자
신라면 볶음면 똠얌. 사진 이환주 기자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 농심 제공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 농심 제공

과거 내수용 신라면과 수출용 신라면의 내용물이 다르다는 루머가 있었다. 국내 신라면(컵) 건더기와 내용물은 부실한데 반해 수출용 신라면(컵)의 내용물이 훨씬 더 충실하다는 것이었다. 신라면의 원조인 한국에서 한국 소비자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얼마 전 태국 방콕의 대형마트에 갔다가 신라면 똠얌이 판매 중인 것을 봤다. 태국 현지 라면이 400원(10밧)~800(20밧)원 정도인데 신라면 똠얌은 1봉에 2600원(65밧), 50%를 할인해 1300원에 팔고 있었다.
신라면 똠얌은 볶음라면과 국물라면 2가지 종류로 모두 여행 가방에 담았다.

한국에 돌아와 신라면 똠얌 2가지 맛을 이틀에 걸쳐 하나씩 맛봤다. 신라면 똠얌의 겉봉에는 한 아주머니가 보인다. 쩨파이라는 아주머니로 길거리 음식으로 처음으로 미슐랭 1스타를 받으며 주목 받았고, 이후 넷플릭스 한 프로그램에도 나와 유명해진 분이다. 쩨파이 아주머니는 2023~2024 한국태국 상호방문의 해 홍보대사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볶음라면을 먼저 먹어봤다. 볶음라면은 기존 신라면 볶음면과 유사한 액상 소스, 건더기 수프 구성에 똠얌 수프가 더 첨가돼 있었다. 조리법에 적힌 대로 만들고 보니 '辛' 모양의 건더기가 7~8개 이상으로 풍부했다. 그 밖에 콩고기와 야채도 섭섭지 않게 들어있었다. 기존 신라면 볶음면에 똠얌 특유의 새콤한 맛이 첨가돼서 맛이 한층 더 깊어진 듯 느껴졌다. 볶음면의 경우 국물 없이 수프를 다 먹게 돼 기존 신라면보다 훨씬 더 화끈한 매운맛이 강했다.

똠얌 국물면은 결론부터 말하면 볶음라면과 비교해서는 살짝 아쉬웠다. 원조 신라면의 맛 밸런스가 워낙 완결성이 있고, 익숙했기 때문이다. 기존 신라면에 똠얌의 새콤한 맛이 곁들여 지자 바로 태국 현지 여행이 떠오르는 점은 좋았다. 하지만 똠얌 스프 특유의 새콤한 맛이 국물의 매운맛과 살짝 따로노는 듯한 느낌이었다. 원래부터 똠얌의 새콤함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똠얌의 새콤함에 살짝 거부감이 있다면 볶음라면을 더 추천한다.

현재 두 제품 모두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고 있다.
쿠팡 기준 5개에 약 2만원(1개당 4000원), 배송비 1만2000원은 별도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태국 여행에 간 관광객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태국 리스트 필수 쇼핑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듯 싶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