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달러로 대금을 결제하는 수입기업들의 달러예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은 전월보다 59억2000만달러 늘었다. 앞선 7월에도 44억4800만달러가 증가하는 등 달러예금은 6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대기업 등의 달러예금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법인이 달러예금 증가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시중은행 3곳에 달러예금의 개인과 법인을 구분해 요청한 결과 법인의 달러예금 비중은 최대 89%에 육박했다. 이들 3개 시중은행 중 법인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이 약 76%였다.
법인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신호탄이 켜진 지난 6월부터 달러예금 비중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석달 새 법인의 달러예금 잔액이 약 27%, 우리은행은 약 33.2% 늘었다. 이들 은행에서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올 들어 큰 변화가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달러로 대금을 결제하는 수입기업들이 환율 하락으로 확보한 달러를 달러예금에 넣어둔 것으로 판단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은 목표환율을 설정해서 이에 도달하면 미리 원화로 달러를 사서 달러예금에 예치한다"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6일 장중 1395.25원을 터치한 후 등락을 반복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된 7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고, 8월 19일 132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연말까지 120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달러예금 잔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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