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안보협의체 ‘쿼드’에 대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3 12:42

수정 2024.09.23 12:42

미국 윌밍턴 정상회의에 대한 중국의 반응 격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세 번째)인도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누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세 번째)인도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누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관영 언론들이 자국을 겨냥한 미국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맹렬한 비난을 쏟아 냈다.

2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언급한 쿼드 회의의 의제와 공동성명에서 진영 대립을 조장하려는 성격이 드러났고, 이들 4개국 파트너십이 아시아·태평양에서 진영간 대립을 조장하고 지정학적 긴장을 부추기는 해로운 역할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갖고 ‘윌밍턴 선언’을 발표한 것에 대한 중국 측 반응으로 해석된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을 겨냥한 쿼드 오래 못 간다’는 제하의 공동 사설에서 “쿼드 정상 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회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성격을 감추고 싶어 하는데 이는 중국 포위론이 국제 무대에서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두 언론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력 프로젝트인 쿼드는 3년 전 미국의 주도로 '부활'했지만, 6개의 실무 그룹을 구성한 것 이외 구체적인 진전이 거의 없고, 표류한다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몇 차례 회의를 개최하고, 몇 번의 공동성명을 발표했을 뿐이라고 폄하했다.

쿼드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긴장 고조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대응이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목표로 평가됐다. 회의에서 이들 4개국 정상들은 중국의 공격적인 영향력 확대에 공동 대응하는 의지와 방안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국 학자들은 “쿼드 회원국들의 중국 접근 방식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번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직접 거론되지 않는 것은 내부 타협의 결과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쿼드가 ‘느슨한 파트너십’이라면서 쿼드가 이런 느슨한 그룹으로 남아있을 지, 진짜 동맹으로 강화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쿼드는 2004년 출범한 안보협의체로서, 초기엔 장관급 회의체였으나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급 협의체로 격상시켰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가 있는 윌밍턴으로 쿼드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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