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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김치도 끊어야 할 판"..배추 1만원 육박..급등한 채솟값에 장보기 울상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3 16:53

수정 2024.09.23 16:53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매일 먹는 채소인데 장바구니에 담기가 겁나요."
주부 김모씨(36)는 마트에 갈 때마다 오른 채솟값을 실감한다. 김씨는 "쌈 채소와 오이, 당근 등 매번 장을 볼 때마다 같은 걸 사다 보니 하루하루 가격이 달라지는 걸 피부로 느낀다"며 "200~300g짜리 모둠 쌈 채소는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최근 5000원이 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전부터 급등한 채솟값이 좀처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9월에도 이어진 폭염이 채소 출하량에 영향을 미치면서 10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김장철까지 채솟값 대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전년(6193원)보다 45.2% 높은 8989원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 가격(7217원) 보다도 23.5% 비싸다. 배추뿐 아니라 시금치, 상추, 당근 등 장바구니에 자주 담기는 다른 채솟값들도 일제히 뛰었다. 시금치는 100g당 3697원으로 전년(1803원)보다 105.1%, 평년(1532원)과 비교하면 141.3% 비싸다. 시금치 한 단(약 300g)에 1만1000원이 넘는 셈이다.

대표적인 쌈 채소인 상추도 100g당 가격이 2120원으로 전년보다 31.9%, 평년보다 38.8% 비쌌다. 오이 가격은 10개당 1만3948원으로, 전년(1만2890원)보다 8.2%, 평년(1만1467원)보다 21.6% 높았고, 무 10개 가격은 1만3948원으로, 전년(1만2890원) 대비 8.21%, 평년(1만1467원)과 비교해 21.64% 올랐다. 풋고추는 100g당 1311원으로 전년(1591원 ) 대비 19.6%, 평년(1311원)과 비교해선 45.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가격이 급등한 건 한여름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작황이 부진했던 게 가장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배추, 시금치, 상추 등은 모두 30도가 넘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끝이 마르거나 변색, 무름 등 불안정한 생육으로 정상품 출하량이 다소 줄어든 품목들"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사이 늦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10월에도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추를 비롯한 채솟값 고공행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가을철인 9~11월 라니냐 현상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니냐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보통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까지는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높은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소류 고온 피해가 10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시세는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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