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이 플라스틱 재활용과 관련해 거짓 정보로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며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제소했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그리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속였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환경공해에 관해 미국 주 정부가 석유업체를 상대로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주 정부들도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석유메이저 엑손이 지난 반세기 동안 플라스틱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대중들을 속여왔다며 제소했다.
플라스틱 포장재와 각종 도구, 음료수 병에 쓰이는 폴리머를 비롯해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이 쉬운 것처럼 포장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롭 본타는 성명에서 “엑손은 지난 수십년 간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와 공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대중 들을 확신시키는 기만적 행위를 해 왔다”면서 “그들 스스로도 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본타 장관은 “엑손은 지구와 우리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면서 사상 최대 순익 기록을 경신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들에 따르면 엑손과 석유업계 대표들은 이미 1970년대부터 재활용은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를 은폐하고 플라스틱 제품 재활용가능성을 홍보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된 동력인 플라스틱 전 세계 소비 규모는 2060년이 되면 지금의 3배인 13억t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은 중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상품 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플라스틱 생산규모는 북미 지역을 소폭의 차이로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플라스틱은 기후위기 속에 각국이 재생가능에너지에 집중하는 와중에도 플라스틱 수요를 꾸준히 유발하는 최대 동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가 전 세계 원유 수요를 낮추고 있다면서 대신 앞으로 4년 동안 세계 석유 수요를 끌어올리게 될 ‘단일 최대 요인’은 석유화학 분야가 될 것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미 에너지부 산하의 로런드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산업은 2019년 전 세계 탄소배출의 5%를 차지했으나 이번 세기 중반이 되면 그 비중이 10%로 2배 늘어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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