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이달 27일 사실상 일본의 새로운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는 '뒷 돈'과 '부부별성'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의 정치 비자금 스캔들, 아내가 남편의 성을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재선 불출마를 선언한 8월 14일부터 9월 19일까지 X(옛 트위터)의 자민당 선거 관련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파벌 등 정치자금 문제, 부부별성, 해고 규제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게시물이 많았던 것은 '뒷 돈'으로 한 달여 만에 250만건 가까운 글이 올라왔다. 파벌의 정치 비자금 파티를 둘러싼 문제는 기시다 총리의 퇴진 배경이기도 하다.
'뒷 돈'과 후보자 이름을 포함한 게시물 수가 가장 많았던 후보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었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수입 및 지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의원에게 뒷 돈을 반납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련 글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정책에 관한 키워드로는 부부별성에 관한 글이 약 100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각 후보가 입후보 표명의 기자회견 등에서 연달아 이 문제를 언급해 X에서 주목도가 단번에 상승했다.
일본에서는 '부부는 결혼하면 남편 또는 아내 성을 따른다'는 부부 동성제가 1898년 처음으로 명문화됐다. 부부 중 1명의 성을 따르면 되지만 95% 이상이 아내가 남편 성을 따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성은 결혼 전후로 성이 바뀌어 직장 생활 등에 불편을 겪어 왔다. 또 이혼하면 원래 성으로 돌아가야 하는 등 번거로운 행정 절차를 감수해야 한다.
부부별성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게시물과 가장 관련이 강했던 사람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다. 그는 6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총리가 되면 부부별성을 도입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는 제도화에 신중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보다 2배 이상 많은 게시물을 끌어들였다.
후보자 이름이 언급된 게시글은 고이즈미, 다카이치, 고노 등의 순이었다. 닛케이는 "비판을 포함한 댓글도 일정 수 있기 때문에 게시글 숫자가 인기도를 반영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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