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용카드

카드론 예의주시하는 금융당국?...“신용판매사업 활성화가 우선”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5 18:36

수정 2024.09.25 18:36

8월 카드론 잔액 41조8309억원...역대 최대치
당국, 현대·롯데·우리 3사에 리스크 관리계획 요구
업계 "카드론 증가 불가피...카드사 수익성 악화 우려"
전문가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시장 자율에 맡겨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사진은 29일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2024.05.29. hwang@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사진은 29일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2024.05.29. hwang@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2금융권으로까지 번지면서 카드론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를 통해 카드론을 옥죄겠다는 모습이다.

이에 규제로는 카드론 잔액 확대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을 강화해야 카드론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8309억원으로 전월 대비 6044억원이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전년동기(38조6850)억원과 비교하면 3조1460억원이 증가했다. 현대·롯데·우리카드 3개사의 증가분이 2조5703억원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카드론이 급격히 확대되자 금융감독원은 이들 3개 카드사에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리스크 관리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또 대출규제의 풍선효과 확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카드론 잔액을 매일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카드론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카드업계는 난감한 처지다.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 수익에 대해 정부가 계속 규제를 하다 보니 카드사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불가피하게 대출성 상품 취급을 늘리는 등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카드론까지 규제하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한도가 나오지 않아 2금융권으로 온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성도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도 카드론 확대를 막을 방안은 규제가 아니라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카드사의 수익은 크게 신용판매와 장·단기 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에서 발생한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신용판매 이용액 대비 수수료 수익은 0.98%로 집계됐다. 현재 조달금리는 3%대 초반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통상 11%가량의 수익이 발생하는 카드론의 경우 조달비용과 충당금, 대손발생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5~6%의 수익이 발생한다.
신용판매 수익성이 개선되면 카드사 입장에서도 카드론에 집중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카드사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 카드론의 실질적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적격비용을 지정해 주는 제도보다 수수료율을 시장 자율에 맡기면서 보호 조항을 두는 등 제도 개편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