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한은 총재 "강남 학생 명문대 입학 제한해야 집값 잡는다"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5 06:41

수정 2024.09.25 06:41

이창용, FT 인터뷰서 한국 교육시스템 비판
"제조업 기반 성장 모델 고갈… 말 갈아타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다른 지역 지원자들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24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불평등이 심해지고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그 실상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자녀 교육 위해 일 그만두고 6살 아이 입시학원 보내"

이 총재는 "서울의 부자들은 6살 아이를 대학 입시학원 보낸다"며 "여성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하는 등 '과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수도권, 특히 강남 집중에 따른 집값 왜곡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각 대학이 신입생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 상황에 밤잠 설쳐…한국 성장 모델도 고갈"

아울러 이 총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우리는 가계부채의 모멘텀(동인·동력)이 바뀌고 있으며,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무엇보다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인 상황에 밤잠을 설치게 된다"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해결책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또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성장 모델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우리가 타던 말이 지쳐서 새로운 말로 갈아타야 한다 느끼는데, 사람들은 '이 말이 그렇게 빠르고 잘 달렸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고 말한다"고 비유했다.


이밖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마무리됐는지와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 의견 일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