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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펀드 동시 출격···“원리금보장형 편중 구도 깬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5 13:33

수정 2024.09.25 13:33

신규 펀드에 대한 판매사 14곳 확보
디딤펀드 CI / 사진=뉴시스
디딤펀드 CI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자산운용업계가 지난해부터 출시에 공들여온 디딤펀드가 25일 동시 출시됐다. 이날 24개 운용사에서 각 1개씩 내 판매를 개시했고, 대신자산운용까지 다음 달 동참하면 총 25개 상품이 준비된다.

디딤펀드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공동 출시를 추진해온 상품으로, 모두 밸런스드펀드(BF) 유형으로 구성됐다. BF는 사전에 위험 수준, 즉 주식 비중을 설정하고 지속적인 리밸런싱(정기 변경)을 통해 그 형태를 유지해주는 상품이다. 미리 은퇴시점(빈티지)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 조절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는 차이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주식 비중이 떨어지는 방식보단 꾸준히 그 선을 지키려는 가입자에겐 전자가 적합하다.

현재 은행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에 대부분 투자돼있는 국내 퇴직연금 자금을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가져와 실질적 노후 준비를 돕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게 취지다. 연 금리 2~3% 수준으로는 연금 자산을 증식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말 기준 전체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적립금(판매액) 32조9095억원 중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89.2%(29조3478억원)이다. 이번에 나온 25개 상품 중 10개는 각 운용사가 기존에 운용하던 BF를 상품명을 변경해 냈고, 나머지 15개는 새롭게 출시됐다. 디딤펀드는 펀드명에 ‘디딤’이 포함돼야 하고 주식은 50%, 투자부적격채권은 30% 미만으로 편입해야 하는 규칙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로 투자할 수 있다. 또 운용사당 1개 상품만 다룰 수 있도록 제한한다.

금투협은 앞서 지난해 4월부터 디딤펀드 관련 추진 방향을 구체화해 상품 콘셉트 관련 내부 검토 및 회원사 협의를 진행했다. 그해 8월엔 운용사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그 내용을 구체화했다. 올해 들어서도 퇴직연금 사업자(증권사)와 상품 라인업 및 고객 마케팅 방안을 협의했고, 출시에 동의한 최종 운용사 25곳 명단이 7월 확정했다.

디딤펀드 슬로건은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진행된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뽑힌 ‘간단한 분산투자·단단한 연금준비, 디딤펀드!’로 정해졌다. 이날 기준 판매사는 총 14개 증권사다. 다만 이는 이번에 신규 출시되는 15개 상품에 대한 것으로, 기존 상품을 전환한 나머지 10개 상품의 경우 은행, 보험 등 타 업권 판매 창구가 있으면 그대로 가져간다.
상품명만 변경된 것이므로 가입자 역시 유지된다.

서유석 금투협회장도 모든 디딤펀드를 동일 금액으로 일괄 가입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 취지를 감안해 일부 판매사는 전체 상품을 라인업하기도 했다”며 “이를 통해 운용업계 자산배분 역량이 한 단계 상향되고 펀드의 안정적 운용 성과가 전국민 노후자산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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