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숙소를 이탈한 가운데 여전히 연락이 닿지않아 결국 불법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작부터 고임금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불법체류자까지 나올 경우 내년 상반기 1200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5일부터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서울 역삼동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간 후 열흘 동안 연락두절 상태다. 이날까지 연락이 안될 경우 관할노동청에 고용변경상태를 신고해야한다. 이후 법무부에 출석요구 등 관련 조치를 취해도 안될 경우 1개월 내 불법체류자가 된다. 현 상황에서 연락이 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탈은 시작일 뿐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나머지 가사관리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필리핀대사관이 심적으로 더 가까울 수 있는 만큼 다독이는 역할을 해달라고 협조요청을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와 고용부는 전날 가사도우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고용부는 체류기간을 늘리고, 현행 월급제를 주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을 검토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이탈한 이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근본적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당초 대다수는 이탈이유로 교육수당이 제때 지급되지않고, 주당 노동시간이 40시간 미만이라 제조업에서 일하는 것보다 임금이 적은 것 등을 예상했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가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을 감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추측일 뿐이다.
사업 초부터 불법체류자를 늘리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있어 왔던 만큼 대비책이 있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교육과정에서 출입국법 등을 설명했고, 고충이 있을 경우 찾을 수 있는 상담창구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상담창구에 접수된 건은 전무했다.
향후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1200명 규모로 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이탈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0명 수준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는데, 규모를 확대하기 전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리 대책을 세밀하게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시범사업 초기인만큼 앞으로 진행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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