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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현대중공업 폭력사태는 사측의 얄팍한 수"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5 20:16

수정 2024.09.25 20:16

최용규 본부장 "사측의 노조 발목 잡는 행위에 강력 대응"
노조 "정당한 파업 활동을 물리력으로 방해..부당노동행위"
현대중공업 "노조의 불법행위가 원인.. 회사 직원 크게 다쳐"
"파업 노조원, 회사 건물에 스티커 도배하고 스프레이 낙서"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최근 HD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관련해 강도 높게 사측을 비판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의 불법 행위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은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사태는 (사측이 폭행을 유발해)현대중공업 지부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고 더 나아가서는 손배가압류를 통해 현대중공업 지부의 발목을 잡겠다는 그런 얄팍한 수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87년 노동자들을 개 패듯이 패고 심지어는 식칼 테러를 통해서 민주노조를 만들 수 없도록 한 그런 작태를 지금 이 시대에 현대중공업 사측이 다시 한번 보였다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이 폭행 사건으로 인해서 사측이 노조의 발목을 잡거나 더 탄압을 자행한다면 강력하게 연대해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0일 파업 도중 사측이 폭력 경비대를 동원해 정당한 파업 활동을 물리력으로 방해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저항하는 조합원들에 대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해 20여 명의 조합원이 부상을 입고 이 가운데 일부는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 중 건물 내부에 벽보 작업을 하려는 데 경비대가 나타나 출입구를 막아섰고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을 폭행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회사 측은 노조의 불법 행위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며, 오히려 노조가 경비대를 폭행하고 회사의 업무까지 방해해 노조 간부 등 관련자 5명을 고소한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공개한 건물 스프레이 낙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발생한 폭력사태의 원인은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건물 곳곳을 스티커로 도배하고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는 등 불법행위 때문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공개한 건물 스프레이 낙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발생한 폭력사태의 원인은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건물 곳곳을 스티커로 도배하고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는 등 불법행위 때문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제공

회사 관계자는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회사 건물 내외부를 스티커로 도배를 하고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는 등 불법행위가 계속되었고 이를 참다못해 결국 경비대를 투입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았다"라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직원이 노조원의 폭행으로 크게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도 당시 현장을 촬영한 채증 자료 등을 분석해 조합원 폭행에 가담한 직원을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단협과 관련해 이날 오후 26차 교섭을 가졌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사측은 이 자리에서 기본급 12만25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을 담은 2차 안을 제시했다.
지난 1차 때보다 기본급을 2만500원 올리면서 상품권을 지급하고 성과금 기준을 변경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거부하고 교섭 중단까지 선언했다.
지역 노동계는 임단협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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