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3,900원 커피 시키고 4시간 앉아" 日 카페 자영업자들 폐업까지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6 07:10

수정 2024.09.26 07:10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커피 1잔만 주문하고 장시간 떠나지 않는 손님들 때문에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매체 아에라닷은 24일 지난해 일본 내 카페 파산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발표된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에 전국 카페 파산은 72건으로 전년 34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낮은 가격과 회전율이 높지 않은 문제가 겹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 잔으로 장시간 머무는 손님이 늘어났다.

매체가 만난 28세 IT업계 회사원은 “원격 근무를 하는 날에는 집에서 집중할 수 없어서 카페에 간다”면서 “사무실에 있을 때는 잡다한 일을 부탁받아 일을 할 수 없지만 카페에서는 적당히 집중할 수 있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하면 언제까지나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한 잔에 420엔(약 3900원) 정도인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약 4시간을 보낸다.


그런가 하면 웹 디자이너 쿠미 와타나베씨도 카페에서 평균 3~4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10시간 이상을 보낸다. 그는 “조금 미안한 마음에 케이크를 시키기도 하는데 커피와 케이크를 시켜도 1000엔(약 9300원)이 들지 않는다. 카페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일본 카페는 비교적 짧은 시간만 이용하는 손님들이 많아 단가가 낮아 회전율로 매출을 채웠다. 그러나 회전율이 낮아지면서 카페 운영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도시에서 두드러진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카페는 90~120분 정도의 이용 시간 제한을 두고 운영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에서는 손님이 시간을 채우면 종업원이 다가와 “시간 다 됐다”고 알려주곤 한다.
다만 이로 인해 카페 이용을 줄이는 손님들이 나타나는 악순환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