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韓 진출 외자사들 "신약허가 수수료 50배 인상 부담돼"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6 10:26

수정 2024.09.26 10:26

식약처, 내년 1월부터 현행 대비 약 50배 올리기로
업계 "인상 취지 공감하나 너무 전격적으로 이뤄져"
韓 진출 외자사들 "신약허가 수수료 50배 인상 부담돼"

[파이낸셜뉴스] 국내에 진출한 외자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허가 수수료 규정을 개정해 신약허가 수수료를 대폭 인상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26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식약처의 신약허가 수수료 현실화와 이를 통한 심사역량 강화와 허가기간 단축 추진 등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유예기간이나 순차 적용 방식이 아닌 갑작스럽게 발표된 것에 대해 업계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일 식약처는 ‘신약 허가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전면 적용함에 따라 기존 883만원이었던 신약 허가 수수료를 약 50배에 달하는 4억 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행 시점은 내년 1월이다.

주요국 신약허가 수수료
국가 미국 유럽 일본 호주 영국 독일 한국
신약수수료(원) 53억 4.9억 4.3억 2.5억 1.7억 8600만원 4.1억(예정)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KPPIA는 "식약처가 큰 인상폭의 허가 수수료를 결정한 배경에는 새로운 산업현장 수요와 환경변화에 맞춘 신약 허가과정 혁신을 통해 선진 수준의 더욱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면서도 "유례없는 상승폭인 만큼,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허가 제도와 행정서비스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RPIA는 "4억1000만원의 허가 수수료는 미국, 유럽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고 특히 유사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는 일본 대비 한국의 시장규모는 4분의 1, 약가는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많은 국가들이 환자의 치료기회 향상을 위해 빠른 신약도입을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와 어려운 약가 환경, 한국 특이적 허가 요건 등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허가 수수료 인상이 유병률이 낮거나 시장 규모가 작은 혁신신약의 도입을 늦추는 또 다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KRPIA는 내년 1월 시행은 제약사들이 변화를 준비하기에 상당히 짧은 시간이며, 식약처의 전문 인력 충원 및 시스템 정비에도 부족한 기간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또 KRPIA는 제도의 취지가 잘 실현되기 위해서는 수수료 인상과 함께 신약 허가 제도의 정비 및 신속하고 선진화된 행정서비스 도입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업계의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KRPIA는 이번 행정 예고에 대해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개진해 나감으로써 정부가 업계와의 충분한 합의점을 찾고 제도적 보완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욱 신속히 치료 혜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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