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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공개매수가 올리고...고려아연, '백기사' 반격 준비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6 16:20

수정 2024.09.26 16:20

영풍·MBK,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상향
영풍 27일 단독 기자회견도 예고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뉴시스 제공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자금력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방어 카드를 쓸 수 있는 기간은 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백기사' 전략 등으로 대항공개매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영풍·MBK,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상향...고려아연 "'빚투펀드'가 기간산업 위협"

26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해 기존 66만원에서 13.6% 높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관계사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격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같은 공개매수가 상향은 MBK의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서다. 공개매수 가격이 현 주가보다 높아야 매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 실제 이날 고려아연의 종가는 71만3000원이다.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에 대응해 대항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근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 높은 70만원 안팎 수준에 머물렀다.

공개매수가격 상향을 두고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MBK·영풍이 건실한 고려아연을 망치려 한다"고 맹폭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와 영풍은 빚만 무려 1조8000억원인 '빚투 펀드'"라며 "국가기간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안중에도 없다. 50년간 축적해 온 고려아연의 유무형의 자산을 나눠 팔기만 하면 ‘묻지 마 빚투’에 쓰인 이자와 원금을 갚고도 남을 거란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풍은 27일 단독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직접 나서 영풍과 고려아연이 갈등을 빚은 이유, MBK와 손을 잡고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배경 등을 설명한다.

최윤범 회장 '반격' 묘수...백기사는 누구
관건은 최 회장측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방어할 특단의 반격 카드가 먹힐지 여부다.

업계는 최 회장과 손잡을 '백기사'가 곧 등장해 영풍과 MBK에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MBK가 주식 공개매수에 최대 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많은 현금을 쏟아야 해 자금력 확보를 도와줄 우호세력이 필요해서다.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기간 우군 확보에 총력을 펼치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회장은 아직까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대응책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매수가 마무리 시점까지 남은 5일 동안 최 회장의 대항 움직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기존의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고 이례적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동안 국내외 기업, 기관들과 논의하며 대응책을 준비했다"며 "MBK·영풍이 전날 공개매수가를 올렸는데, 추가로 한번 더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어 당장 패를 공개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다음 주 공개 행보를 통해 직접 경영권 사수 대응책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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