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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 2024 "필리핀 사로잡은 방산 한류"...전투기·잠수함 등 수출 '청신호'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6 14:08

수정 2024.09.26 15:14

K-방산, 신뢰 높아 동남아시아 전체로 '방산 한류' 영역 확장 기회
[파이낸셜뉴스]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 전시회 입구에서 보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 부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 전시회 입구에서 보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 부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마닐라(필리핀)=국방부 공동취재단】 필리핀 마닐라 월드트레이드센터 내 위치한 '아시안방산안보전시회(ADAS) 2024'가 막이 오른 25일 한국 업체들의 전시 부스엔 필리핀 고위 군 당국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필리핀의 '방산 한류'를 실감케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3사(통합 부스 운영), LIG넥스원,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장갑차 생산업체인 코비코, 소총 전문 기업 다산기공 등 6개의 한국 기업 부스가 마련됐다.

■필리핀 최근 5년간 K-방산 수출의 19% 차지


이날 이리네오 에스피노 필리핀 국방부 선임차관은 "피치 블랙에 FA-50이 참가해 기체의 우수성, 안정성, 신뢰성을 직접 확인했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KF-21도 차기 사업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리비오 아다시 필리핀 해군사령관도 "발리카탄 훈련에서 해성의 실사격 훈련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보다 고사양의 해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림팩 훈련에서는 한국 업체가 인도한 호위함들이 실제 작전에 투입돼 실전 능력을 검증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와 군을 대표해 전시회를 찾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필리핀 국방차관과 공군 사령관 등 여러 관계자들을 만났고, 실제 FA-50을 운영하는 부대에 가서 조종사들과도 얘기를 나눴다"며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는 걸 피부로 느꼈고, 육·해·공군 모두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많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필리핀은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현재 진행 중인 3단계(2023~2028년) 전력 증강 사업에서 잠수함과 고사양 유도무기 등 해양 방어를 위한 첨단 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은 2015년 KAI가 개발한 FA-50 12대 도입을 시작으로, 2020년과 2021년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각각 호위함 1척을 인수했다. LIG넥스원은 대잠수함용 경어뢰 청상어를 시작으로 함대함 미사일 해성을 필리핀에 공급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원(SIPRI)이 올해 3월 발간한 '2023년도 세계 무기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K-방산 수출의 19%를 차지한 필리핀은 폴란드(27%)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산 무기를 많이 수입한 국가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왼쪽부터)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스티븐 파레노 필리핀 공군사령관이 25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 KA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KAI 제공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왼쪽부터)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스티븐 파레노 필리핀 공군사령관이 25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 KA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KAI 제공
■동남아시아 전체로 '방산 한류' 영역 확장 기회

필리핀에서의 '방산 한류'는 동남아시아 전체로 그 영역을 넓혀갈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행사장에는 태국, 캄보디아 등 다양한 동남아 국가의 군 장성들이 한국 기업의 부스를 찾아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KAI는 강구영 사장이 직접 현장을 이끌며 FA-50 추가 수출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필리핀 공군은 장기적으로 FA-50 24대의 구매 소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FA-50은 지난달 호주에서 진행된 연합공중훈련 피치 블랙에서 스웨덴 사브의 4.5세대 전투기 JAS-39 그리펜과 도그파이트(전투기 간 근접전)를 펼쳐 완승을 거두며 위상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해군 최신예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II를 기반으로 필리핀 작전 운용 환경에 맞게 개량한 2800t급과 1400t급 잠수함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필리핀 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잠수함 도입 사업을 미루고 있으나, 이날 한화 부스를 찾은 필리핀 해군 고위 관계자는 "필리핀이 처한 현재의 안보 환경에서 잠수함은 비대칭 전력으로써 획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앞세워 필리핀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전투체계 및 전술데이터링크를 수출한 바 있는 한화시스템은 무인수상정 해령과 해양 유·무인복합체계를 필리핀 해군에게 소개했다.

LIG넥스원은 해궁·신궁·천궁II 등 함대공·지대공 요격체계로 필리핀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26일 해성 실사격 훈련 성공을 축하하는 기념 동판을 제작해 필리핀 해군에 전달하기도 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부사장은 "함정 건조부터 유지보수(MRO)를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룩한 필리핀을 발판으로 동남아 지역 함정 수주 확대, 나아가 함정 수출 세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에 참석한 이리네오 에스피노 필리핀 국방부 선임차관이 25일(현지시각) 전시장 내 HD현대중공업 부스를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ADAS 2024'에 참석한 이리네오 에스피노 필리핀 국방부 선임차관이 25일(현지시각) 전시장 내 HD현대중공업 부스를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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