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짜리 마늘 1봉지 '슬쩍'한 대학교수, 항소심서도 '벌금 30만원'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상점에서 3000원 상당의 마늘 1봉지를 주머니에 숨겨 계산하지 않고 나온 혐의로 기소된 60대 대학교수가 항소심에서도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상의 주머니에 마늘 넣고 계산 안한 교수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2-1형사부는 절도 사건 항소심에서 60대 A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벌금 30만원을 유지했다.

자신의 직업이 대학교수라고 밝힌 A씨는 지난해 2월10일 충남 천안 소재의 한 상점에서 3000원 상당의 마늘 한 봉지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마늘을 상의 주머니에 넣은 뒤 값을 계산하지 않고 나섰다. 이 모습을 목격한 손님에게 발각됐고, 피해자인 주인은 상점 밖에서 A씨를 붙잡았다.

10만원 배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점 주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딸기 1팩을 손에 든 상황에서 마늘 한봉지를 구매하려다 한 손에 들 수 없어서 상의 윗주머니에 넣은 것에 불과하다"며 "불법적으로 가져가려는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깜빡하고 계산 안한 실수" 주장했지만 기각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판결이 너무 무겁고, 사실오인·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늘 한 봉지를 깜빡하고 실수로 물품값을 계산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불법적으로 가져가거나 훔치려는 의사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딸기 값만 지급하고 그 자리를 벗어남으로써 범행이 마무리됐으나, 우연히 범행을 목격한 다른 손님 때문에 발각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피해가 경미하고 범행 발각 후 피해품이 회수됐지만,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의 양형 조건을 종합해보면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e-mail]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