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풀 죽은 마오타이 다시 고개 들까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6 15:45

수정 2024.09.26 15:45

마오타이 주가 회복 움직임 속에 경기 부양 추가 대책 나오면서 긍정 평가도
베이징 중심가 차오양구 월드트레이트센터 부근의 고급 식당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삭우기자
베이징 중심가 차오양구 월드트레이트센터 부근의 고급 식당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삭우기자

【베이징=이석우 특파원】풀 죽은 마오타이가 다시 고개 들까.

경기 침체 속에 고개 숙인 마오타이 주가가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 조치 속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오타이 주가는 중국 대표 주인데다, 소비 등 경기 동향과 사회 분위기의 척도가 돼 왔다는 점에서 부침 추이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종합 경기부양책이 나온 지난 24일 마오타이 주가는 8.8% 상승한 1372.6위안으로 마감됐다. 하루 거래량 132억9700만위안, 시장 가치는 1조 7200억위안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률도 지난 2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경기부양책이 나온 24일부터 주가 가파른 상승세

25일에도 마오타이 주가는 다시 2% 이상 올랐다.
1399위안으로 시작된 26일에는 1498위안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총도 1조8800억위안 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이번 주 들어서 만 10%를 훌쩍 넘어선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시장 상황과 마오타이 주가는 함께 간다는 통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마오타이의 주가 상승은 시장이 이번 중국 당국의 종합 경기부양책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대한 한 척도로 읽혔다. 그런 점에서 시장은 전보다는 이번 조치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소비 진작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후속 조치와 대책들을 내놓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강하게 부각시킨 점이 점수를 얻었다. 일회적인 조치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적으로 경기부양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인정받은 점도 전과는 달랐다.

마오타이의 주당 가격는 26일 오후 현재 1499위안(28만3,955원). 지난 7월 1412위안(약 27만원)수준을 넘어섰지만, 2000위안(38만원)을 넘나 들었던 당초 자리를 회복하려면 갈 길은 멀다.

이날 마오타이 제조사인 마오타이지우 주식회사의 시가총액 1조8800억 위안(356조 2,600억원)은 지난 7월 29일 시가총액 1조7900만위안(340조6900억원)을 넘어선 수치이다. 그러나 고점을 찍었던 2021년 12월 2조7562위안(524조4772억원)에 비해 무려 168조 2172억원이 증발한 상태이다.

다시 오기 어려운 마오타이 한 병에 3000위안(57만원) 시대

마오타이 주식회사의 주력 상품인 마오타이 페이텐 등 고급 백주 가격은 올 5월 이후 계속 추락했다. 페이텐(53도, 500ml 기준)은 2023년 하반기 2800위안 가량에서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타오바오, 징둥 등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 24년산이 2300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 2월 3000위안(57만원)을 잠시 넘었던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은 600위안(11만3,658원)을 넘는다.

이번 경기 부양 조치로 시장도 살고, 한 병에 3000위안하던 마오타이 가격도 다시 옛 자리를 되찾을수 있을까. 마오타이는 중국 접대 문화를 상징하는 접대용 고급 백주라는 점에서 일단은 부정적이다. 2000년대 중반 금융, 부동산 분야의 호황 속에서 접대가 넘쳐나면서, 가격과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런 상황은 다시 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이다.

당시 중국 경제의 활황 속에서 마오타이는 박빙의 경쟁을 이어오던 백주 회사인 우량이 그룹의 시총을 4배 넘게 따돌리며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귀한 분을 모시는 접대 자리에서는 무조건 마오타이를 들고 나가야 체면이 산다. 그러다보니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마오타이는 현금보다 확실하다는 통설 속에 코로나19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마오타이를 2, 3개 정도 사서 보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경기 비관론 속에 2021년 12월에 비해 시총 168조2172억원 증발

그러다 경기 침체 속에 비관론이 강해지면서 구입이 줄고, 매출과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주식을 팔아치우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중국 내 시가총액 1위 자리도 공상은행 등에게 넘겨 주기도 했다.

마오타이 주식회사는 지난 21일 30억~60억위안(5,685억원~1조1,368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 주식 부양 의지를 보였다.

마오타이의 주가가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지, 이번 중국 당국의 경제 부양 조치가 어느 정도 소비를 활성화시킬지, 오는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일주일이 넘는 국경절 연휴의 소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20여 년 동안 굳어져 온 '귀한 손님 접대에는 마오타이가 빠져서는 안된다'라는 통념이 쉽게 지워지기는 어려울 것 이란 점에서 마오타이의 미래를 긍정하는 시각들도 적지 않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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