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과 일본이 40년만에 7광구 공동개발협정 협상 테이블에 앉은 가운데, 국내에서 영일만에 이은 추가적인 자원개발 프로젝트가 성사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어떠한 진전이 있을 지는 미지수지만, 우선은 양측이 원하는 바를 서로 파악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일본이 사업의 경제성이 없다고 보고 사업을 중단했던 만큼 여전히 이견을 나타낼 지도 관심사다.
2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7광구 공동개발협정에서 양국간 이견이 갈리는 부분으로 경제성이 꼽히고 있다.
일본이 1986년 개발 중단을 선언한 이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조강권자를 지정해놓은 상태지만 일본은 아니다. 일본이 조강권자 지정에 소극적인 것은 기업들이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조강권자 신청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러나 우리 정부는 탐사를 해봐야 안다는 입장이고, 현재까지 이뤄진 탐사 결과 만으로는 경제성을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 사이 여러가지 기술도 발전하고, 달라진 상황이 있으니 현재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을 공식화한 것도 심해 탐사·시추 기술 발전의 여파로, 예전엔 상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심해 프로젝트가 현 시점에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동개발을 계속 이어가는 방향으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시 일본이 개발 중단을 선언한 것은 경제성보다는 국제법의 변화에 기인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1982년 UN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되면서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란 개념이 처음 도입됐다. 과거 대륙붕 소유권을 옛날처럼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중간선 그어서 반씩 나눠 갖는 것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해양법에 따르면 7광구의 90%는 일본으로 귀속되는 만큼 현재의 협약을 이어가는 것은 일본에게는 불리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일본이 협정을 종료하고, 독자적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되면 한일 간의 영토 다툼은 불가피하고, 양국의 화해 분위기는 깨진다.
공동개발 협정의 만료시점은 2028년 6월 22일까지인 가운데,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것은 중국의 영향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이다. 한국과 중국의 협정이 종료되면 중국이 비집고 들어와 한국·일본·중국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7광구는 한·일은 물론 중국의 EEZ도 포함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JDZ 지역 일부분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본이 무작정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한일 공동개발협정 이후 동중국해에 위치한 7광구의 상당 부분이 중국 대륙에서 뻗어나간 자기 측 대륙붕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공동위원회에서 협정의 이행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모든 쟁점들에 대해 결론이 나거나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냉철하면서도 진지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공동위원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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