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개인·조직을 표적 삼아
SNS·AI 등을 활용해 사기
SNS·AI 등을 활용해 사기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께 서울 영등포경찰서 112상황실에 "아는 동생 A씨가 납치된 거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신고자는 A씨의 SNS 계정으로 '동생을 납치했으니 돈 3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일본으로 데려가겠다'는 메시지와 청테이프로 A씨의 얼굴과 몸을 결박한 사진을 전달받았다. 신고자는 A씨의 안전이 우려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SNS를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했지만,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일치하지 않았다. 지역 경찰과 형사들은 약 4시간 동안 단서를 확보해 A씨의 실거주지를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A씨를 위치추적과 연락을 통해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을 파악한 뒤 해당 연락이 피싱 사기임을 확인했다.
이처럼 특정 개인을 목표로 한 피싱 범죄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SNS를 통해 개인 정보 수집이 쉬워진 데다가 특정인을 겨냥할 경우 피싱 메시지를 더 정교하게 구성해 낚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수는 감소했지만,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 1451억원 대비 35.4%(514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1인당 피해액 역시 1100만원에서 171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55.5%(610만원) 증가했다. 올해 피싱 피해액 역시 증가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7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피해건수는 1676건, 피해액만 558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피싱 범죄가 투망식에서 작살형으로 진화하면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보이스, 딥페이크도 등장하면서 범죄 수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 부산에선 AI 딥보이스 기능을 활용해 피해자의 딸과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어 범행에 이용한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 인출책이 검거되기도 했다.
범죄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향후 더 큰 피해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1차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등 피싱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투망식 피싱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표적을 정해놓고 사기를 치는 작살형이 가장 유행하고 있다"며 "갈수록 기술이 진화하면서 누구도 안전하지 않게 된 만큼 예방 차원에서 SNS에 개인정보 공개 행위를 자제하는 등 스스로 조심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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