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공판…오는 11월 25일 변론종결 예상
[파이낸셜뉴스]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본격화된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공판준비기일을 연 바 있다. 공판기일은 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이날 이 회장은 2심 재판 시작 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25일에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법관 인사이동(고등법원은 통상 1월 말) 전까진 항소심 결론을 내리겠다는 목표다.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등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1심 판단과 관련한 증거조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어 10월 14일에는 회계 부정과 관련해, 10월 28일과 11월 11일에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관련해 심리할 예정이다.
항소심의 주요 쟁점으로는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증거자료에 대한 증거 능력 인정 여부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목적이 '경영권 승계'에 있는지 여부 등이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했다. 1심 재판부는 혐의와 관련한 자료만 추려 압수하지 않고, 통째로 서버를 압수한 것은 절차상 위법하다는 삼성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2144개의 추가 증거를 제시했고, 변호인 측은 상당수가 위법수집증거라는 입장을 재판부에 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목적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합병을 결정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이 사건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 단정할 수 없고, 이 회장과 미래전략실이 합병을 전단적으로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성이 이 회장의 그룹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른바 '프로젝트-G'라는 승계 계획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작업을 실행한 것으로 봤다.
1심은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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