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세종서 면담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이 최근 내놓은 '상위권 대학 지역비례 선발제' 제안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30일 이 총재는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한은 보고서를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내용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다녀도 모든 대학이 여러 지역 사람(학생)을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뽑고 있다"며 "이미 각 대학이 20% 정도 지역 (균형) 선발을 하고 있는데, 이걸로 해결되지 않으니 더 크게 보자 그런 각도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집값 상승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이 총재는 강남 지역의 학부모들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강남 사시는 분들 아이들 교육한다고 여성 커리어 희생하거나 아이들 데리고 왔다 갔다 하는데, '과연 아이들은 행복한가' 강남 부모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여섯살 때부터 학원 보내는 것이 과연 행복한 건지,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부모 요구 달성하면 되지만, 달성 못 한 아이에게는 평생의 짐을 지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사회가 계속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왜 교육 전문도 아닌 한은이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비난도 듣는데, 저는 저희의 보고서에 자부심이 있다"며 "교육 전문가들이 저희보다 좋은 방법을 찾아서 이 나쁜 균형을 벗어날 수 있으면 당연히 저희 것보다 먼저 하시면 좋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은의 교육 등 구조 개혁과 관련한 의견 제시에 대해 "우리(한국 사회)가 여러 과제를 갖고 있는데, 사회에서 공론화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한은이 문제를 제기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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