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큰 손' 연기금, 2차전지·화학 사고 은행·바이오 팔았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30 18:17

수정 2024.09.30 18:17

9월 포트폴리오 보니
LG엔솔·LG화학·포스코 등 매수
전기차 회복·중국 부양책 기대
유한양행·알테오젠은 차익실현
'큰 손' 연기금, 2차전지·화학 사고 은행·바이오 팔았다
국내 증시 큰 손으로 통하는 연기금이 9월에 2차전지와 화학 업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주가가 급등했던 금융과 바이오에 대한 투자는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9월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은 2차전지와 화학 업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을 193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LG화학(876억원·3위), 포스코홀딩스(843억원·4위), 삼성SDI(545억원·5위), 포스코퓨처엠(491억원·6위), SK이노베이션(397억원·8위) 순으로 장바구니에 주워 담았다.


낙폭 과대 인식과 전기차 수요 회복 기대감이 2차전지의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부활 검토 등 업황 회복 조짐으로 침체의 터널에 갇혀 있는 2차전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학은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가 투자 심리 개선의 크리거를 당겼다. KB증권 전우재 연구원은 "통상 석유화학은 중국 경기와 연관성이 높다"며 "중국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한 통화, 재정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4·4분기 석유화학 수요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고, 화학 제품 마진 개선 기대감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반면 연기금이 장바구니에서 덜어낸 업종도 있다. 9월 연기금 순매도 상위 종목에 KB금융(-759억원·4위), 신한지주(-626억원·5위) 등 금융과 유한양행(-542억원·7위), 알테오젠(-414억원·11위) 등 바이오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는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자 연기금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KRX300 헬스케어 지수'는 금리인하 기대감에 무려 28% 치솟았다. KRX 지수 중 상승률 1위다. 'KRX300 금융 지수' 역시 밸류업 수혜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27% 넘게 올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와 금융의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로 보고 있어서다. 산업 성장(바이오)과 주주환원(금융)이라는 각 업종의 방향성이 바뀌지 않는 이상 상승궤도를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금융은 낮은 자본 효율성 개선을 통한 밸류에이션 정상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점진적인 주주환원율 상승 속 계단식 주가 상승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한승연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는 올 하반기 금리인하뿐 아니라 신규 모멘텀으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 중"이라며 "개발, 생산, 판매의 고른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합산 시가 총액은 300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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