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7년·수출개시 48년만에 쾌거
‘결단·속도의 성장史’ 대기록 작성
1억1번째 차량 ‘아이오닉5’ 생산
"전동화 시대, 새로운 1억대 달성"
‘결단·속도의 성장史’ 대기록 작성
1억1번째 차량 ‘아이오닉5’ 생산
"전동화 시대, 새로운 1억대 달성"
현대차는 9월 30일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사장 겸 최고 안전보건책임자(CSO),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누적 1억 대 생산'은 1967년 창립 이후 57년 만이자, 1976년 수출을 개시한 지 48년 만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사실상 최단 기록이다. 혼다가 1947년 창립해 오토바이를 만들다가 1963년부터 자동차를 생산했는데, 창립기준으로는 68년 만에 1억대 돌파로, 현대차보다 11년 뒤진다. 현재 1억대 생산 기록은 도요타(1937년 창립), 폭스바겐(1937년), 제너럴모터스(1908년) 등 100년 안팎의 기업 중에서도 소수에 불과하다.
■'결단'과 '속도'...글로벌 톱3 기반
자동차 업계 후발주자인 현대차의 성장사 핵심 키워드는 '결단'과 '속도'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며 미국 포드와의 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현대차를 설립했다. 1968년부터 포드의 코티나 2세대 모델이 생산됐다.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자동차 회사가 공장을 짓고 조립 생산을 시작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조립 생산의 한계를 깨달은 현대차는 다시 한번 정주영 선대 회장의 결단으로, 독자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불과 3년 만인 1975년 한국의 첫 독자 모델 '포니' 양산이 본격화됐다. 포니는 1976년 에콰도르 등지로 수출을 시작으로, 1986년 포니 엑셀로 미국 수출을 개시했다. 포니 디자이너이자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창업주(정주영)는 정말 천재적이었고, 훌륭했다"면서 "자동차 산업 기반이 없던 한국에서 포니의 탄생은 기적같은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대가 본격화된 1990년대 후반부터는 '품질경영'과 함께 '해외 생산기지 구축'이 가속화됐다. 튀르키예 공장(1997년 준공), 인도 공장(1998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2005년), 체코 공장(2009년), 브라질 공장 (2012년), 인도네시아 공장(2022년)이 구축으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토대를 강화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현재 약 500만대 수준인 국내외 생산능력을 총 600만대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미국 조지아 공장 준공에 이어 울산 전기차 공장, 인도 푸네 공장 등이 순차적으로 가동된다.
■새로운 1억대의 시작은 '전기차'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량은 1986년 100만 대를 넘어선 뒤 10년만인 1996년 1000만 대를 달성했다. 이후 기록 달성 주기가 점차 짧아지면서 2013년 5000만 대, 2019년 8000만 대, 2022년 9000만 대 생산을 넘어섰고, 2024년 9월 누적 1억 대 돌파라는 대기록에 이르렀다.
정의선 회장은 누적 생산 1억 대 달성을 계기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또 한 번의 혁신을 추진한다는 각오다. 2020년 취임한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추격자가 아닌, 선도기업으로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는 비전 하에,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자동차 소트프웨어화(SDV)등 신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다"면서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 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석 사장은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라며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회사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1억 1번째 차량으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생애 첫 차로 아이오닉5를 주문한 20대 고객 김승현씨(서해 최북단 백령도 소재 군 부대 근무 중)에게 인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