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리의 비전과 목표는 전세계 모든 아동의 기아 및 영양실조를 종식시키는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앤드류 몰리(Andrew Morley) 국제월드비전 총재(사진)는 1일 "기아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어린이는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함께 해야 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몰리 총재는 국제월드비전 총재 겸 회장으로 전세계 약 100개의 국가에서 아동 지원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월드비전의 업무를 관리하고 있다. 또 영국에 있는 교회에서 안수를 받은 목사이기도 하다.
월드비전을 이끄는 앤드류 몰리 총재에게 국제사회가 직면한 재난의 현황과 어린이 지원 및 대응책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한국은 월드비전 사역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나라다. 월드비전을 통해 전세계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많은 한국 후원자들의 마음과 관심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이는 로잔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린 이유가 있나.
▲현장에서 5000명, 온라인 5000명이 참여하는 로잔대회를 개최하는데 있어 한국은 완벽한 장소다. 이번 로잔대회는 지난 9월 22~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는데 1974년(스위스 로잔), 1989년(필리핀 마닐라), 2010년(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이어 50주년 기념인 제4차 대회였다.
로잔대회는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였던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가 주축이 돼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진행된 대회가 시초였다. 로잔운동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는 문장으로 축약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것을 핵심 사역 방향으로 삼고 있다.
―국제월드비전 총재로서 이번 로잔대회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그간 로잔 운동을 기점으로 사명을 위해 힘써온 일들에 대해 강조해 보고자 한다. 우리 파트너들이 하나님의 사명에 따라 모든 것을 바로 세우기 위해 더욱 힘쓰고, 인류와 자아(정신건강, 강화된 정체성), 인류와 타인(개인, 시스템 및 구조), 인류와 환경(창조물 보호), 인류와 하나님(초월적 화합) 사이의 관계를 화합하게 하는 하나님의 사명을 더 깊이 알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되길 소망한다. 또 우리는 어린이를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파트너로 인정하고, 어린이 참여의 필요성에 대해 의미를 두고 강화하고자 한다. 또 로잔 운동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전세계 기독교 교회와의 신뢰를 만들고 싶다.
―현재 가장 시급한 글로벌 인도주의적 문제는 무엇인가.
▲현재 전세계에 수많은 위기가 존재한다. 위기는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동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 아동들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월드비전은 3개의 주요 인도주의 위기에 대응했지만 지금은 37개의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전세계 인구 23명 중 1명은 '생존'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 극심한 기아에 직면한 사람들의 수는 3년 만에 2배 증가했다. 올해 45개국에서 4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정에 직면해 기근 상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월드비전 직원들은 그 숫자 뒤에 있는 이름, 목소리,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아동과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희망을 전하기 위해 그곳에 있다.
―국제사회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한국의 역할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30억 달러 이상의 해외 개발 관련 원조를 제공 중이다. 월드비전을 통해 한국이 많은 개발도상국 국가들을 지원하며 국제적으로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예컨대, 아프리카와 시리아의 위기에서도 한국이 도움을 줬는데 이는 말 그대로 생명을 구한 것이다.
―한국월드비전과의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국은 월드비전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한국월드비전은 수년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회원국 중 하나로 성장했다. 수백만명의 아동을 지원하는 한국월드비전의 활동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다. 아동을 위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한국의 모든 후원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월드비전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비전과 계획은.
▲우리의 목표는 전세계 모든 아동의 기아 및 영양실조를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캠페인 '이너프(ENOUGH·충분한)'를 시작했다. 이미 우리는 무너진 식량 시스템을 '충분히' 경험했고 아동도 그 고통을 '충분히' 견뎌내고 있다. 우리는 파트너, 후원자, 정부를 포함한 모두와 함께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고 기아와 영양실조를 근절하고자 한다. 67개국 1억2500만명의 아동을 위해 기아를 줄이고 영양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향후 3년간 이니셔티브(새로운 계획)에 34억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월드비전은 100여개 국가에 직원들이 있다. 이로 인해 사건 발생 시 정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현장에서 철수할 때도 재건 사업 등 이후 관리도 해서 늦게 철수하는 편이다.
―전세계 아동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가 고려해야 할 부분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동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동들도 세계 기아 문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최우선 과제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좋은 교육은 삶의 기회들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또 아이들이 하루에 유일하게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따뜻한 학교 급식을 통해 아이들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후원금의 투명성은 잘 지켜지고 있나.
▲월드비전은 투명성에 대해 정책·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후원자에게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정확하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 후원자 및 잠재 후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특히, 아동 후원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 사는 8세 엘리자베스 어린이를 직접 만났다. 여러분의 지원이 없었다면 엘리자베스는 학교에 갈 수 없었다. 후원자들이 엘리자베스에게 희망을 줬고 삶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을 대신해 후원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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