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춘기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성장이 급속히 가속화되는 중요한 단계이다.
특히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와 진행 속도에 따라 최종 성인키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강남본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은 "남아의 경우 조기 사춘기가 오면 처음에는 더 빠른 성장을 가져올 수 있지만 성장판이 더 일찍 닫히게 해 최종 성인키가 작아지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키가 작은 경우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성장호르몬 치료나 키 크는 영양제를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의도치 않게 조기 사춘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와 사춘기 가속화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은 키 성장에 중요한 문제를 야기한다. 조기사춘기는 성장의 기회를 단축할 뿐만 아니라 빠른 신체의 변화로 인해 또래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조기 사춘기를 관리하기 위한 치료에는 사춘기 발달을 지연시켜 아이에게 성장할 시간을 더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호르몬 요법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자칫 사춘기를 늦추는 호르몬 요법은 키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박 원장과 최규희 원장(한방내과 전문의)은 GH 치료가 사춘기를 가속화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최근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사춘기 발달 지연과 키 성장 촉진에 대한 임상 사례 연구를 공개했다.
박 원장의 임상 사례는 전통 한방치료가 성장호르몬 치료로 인해 조기 사춘기를 겪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례의 주인공은 키가 작은 남학생으로, 11세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기 시작했으나 사춘기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되면서 성인 예상키가 170cm에 불과했다.
박 원장은 사춘기를 늦추고 키 성장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는 한약을 처방했다. 그 결과, 이 학생은 치료를 시작한 2년 동안 사춘기 발달이 지연되면서도 19.6cm나 성장했다. 치료 종료 시에는 174cm로 예상키를 뛰어 넘었다.
박 원장은 "이 결과는 기존의 치료법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조기 사춘기와 성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 원장과 최 원장의 임상 사례는 지난 9월 27~29일 열린 제37회 ICMART 2024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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