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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돌아온 엄마의 목걸이, 이젠 가을이 외롭지 않다 [Guideposts]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1 18:11

수정 2024.10.01 18:11

로켓 목걸이 수잔 바티스텔라
가을이면 부모님 기일로 슬프다
벼룩시장을 즐겨찾았던 엄마
이제는 추억의 장소가 돼버렸다
어느날 동생이 상자를 건넸다
"HRS… 엄마 로켓 목걸이네!"
"벼룩시장에서 발견했어"
추억과 함께 되찾은 작은 선물
그분이 나와 물건을 지키셨나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수잔 바티스텔라는 매년 가을이면 11년 전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남동생이 골동품 상자를 하나 들고 왔다. 거기엔 남매가 어머니에게 선물했던 금빛 로켓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엄마 이름의 머리글자를 새긴 영문 이니셜 HRS(헬렌 루스 서머스)와 목걸이 안에 끼워 넣었던 가족사진도 그대로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수잔 바티스텔라는 매년 가을이면 11년 전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남동생이 골동품 상자를 하나 들고 왔다. 거기엔 남매가 어머니에게 선물했던 금빛 로켓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엄마 이름의 머리글자를 새긴 영문 이니셜 HRS(헬렌 루스 서머스)와 목걸이 안에 끼워 넣었던 가족사진도 그대로였다.

부모님 두 분 모두 가을에 돌아가셨기에, 매년 가을이면 나는 우울했다. 11년 전, 어머니의 기일이 일주일 지난 날, 현관에 앉아 어느 때보다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20여년간 미망인이던 엄마는 남동생 빌과 세 명의 손주, 그리고 나를 포함한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다. 우리는 매일 만나 함께 벼룩시장에 가는 걸 좋아했다.

"널 위해 기도한단다.
"

엄마는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하나님께 너를 지켜 달라고 기도드리고 있어."

어느 성탄절에 남동생이 엄마에게 줄 금빛 로켓 목걸이를 가져왔다. 남동생은 거기에 엄마 이름인 헬렌 루스 서머스의 머리글자인 HRS를 새겼다. 우리는 왼쪽에는 빌의 아들들을, 오른쪽에는 내 딸의 사진을 끼워 넣었다. 엄마는 그 목걸이를 참 좋아했다. 그러나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그 목걸이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어쩐지 엄마와 함께 그것이 사라졌다고 믿게 되었다.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남동생이었다.

"벼룩시장에 방금 다녀왔는데."

빌이 말했다. "누나 선물을 갖고 왔어." 빌이 작은 상자를 건넸다. 빌은 골동품 마트에 작은 가게를 갖고 있어서 항상 할인하는 물건이 있는지 살폈다.

내게 엄마 없이 하는 쇼핑은 예전 같지 않았다. 엄마가 떠난 후 나는 벼룩시장에 가지 않았다.

상자를 열었다. 안에 색이 바랜 금색 로켓 목걸이가 있었다. 앞에는 HRS가 새겨져 있었다.
"엄마의 로켓 목걸이야! 대체 어떻게 이걸 찾았어?"

"팔고 있는 물건들을 열심히 살피고 있는데, 빛이 무언가에 반사되어서 번쩍하더라고." 빌이 말했다. "엄마 이니셜이 새겨진 로켓이었어. 목걸이를 열었더니 우리 아이들 사진이 아직도 있더라. 가판 주인한테 이 목걸이가 엄마 거였다고 말하니까 한 푼도 받지 않으려고 했어."

나는 상자에서 그 로켓 목걸이를 들어 올리며, 지난 1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쳤을지 경탄했다.
하나님께서 엄마의 기도대로 우리를 지켜주신 만큼, 이 목걸이도 애써서 지켜주셨다.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The Locket

Both my parents had died in the autumn, and every fall I felt melancholy. This day one week after the anniversary of my mom's death, 11 years earlier, I sat on the porch, missing her even more than usual.

A widow for two decades, Mom devoted herself to her family my younger brother, Bill, her three grandchildren and me. We saw each other every day and enjoyed going to flea markets together. "I'm praying for you," she liked to say. "I'm asking God to watch over you."

One Christmas, my brother bought her a gold-tone locket. He had her initials engraved on the outside, HRS for Helen Ruth Summers.

We tucked photos of the grandkids inside: Bill's sons on the left, my daughter on the right. Mom loved that locket. But after she died, we couldn't find it anywhere. I came to accept that somehow it had been lost with Mom.

I heard footsteps. It was my brother. "I was just at a flea market," he said. "I got you a gift." He handed me a small box.

Bill owned a space at an antique mart and was always on the lookout for a bargain. For me, shopping wasn't the same without Mom. I hadn't been to a flea market since she died.

I opened the box. Inside was a locket, its gold color faded. The initials HRS were engraved on the front. "Mom's locket! How on earth did you find it?"

"I was sifting through one seller's items when the light reflected off something shiny," Bill said. "It was the locket with Mom's monogram. I opened it and there were the photos of our kids, still in there. When I told the guy it had been Mom's, he wouldn't take a penny for it."

I lifted the locket out of the box, marveling at how many hands it must have passed through over the past 11 years. God had kept watch over it as carefully as he watched over us, just the way Mom asked him to.

글·사진=가이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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