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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나서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1 19:38

수정 2024.10.01 19:58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 내 영풍정밀 보유 고려아연 지분, 캐스팅보트
[파이낸셜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오른쪽). 사진=뉴스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오른쪽). 사진=뉴스1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우선 계열사인 영풍정밀 주식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섰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경영권 갈등과 관련해 공개 대항 매수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제리코파트너스는 2일 주요 경제 신문에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를 낼 예정이다.

공개 매수 가격은 3만원으로 제시됐다. 공개 매수 예정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25%인 393만7500주다. 기간은 2일부터 21일까지 20일간이다.

제리코파트너스의 특별 관계자로는 최윤범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고려아연 최씨 일가와 특수 관계인들의 이름이 올랐다.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대항 공개 매수가 최 회장 측과 공동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공고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이미 현재 영풍정밀 주식 지분 35.45%를 확보 중이다.

앞서 MBK 연합 측은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하면서 매수가로 2만5000원을 제시했는데 최 회장 측은 이보다 5000원 높은 3만원을 제시했다.

최 회장 측이 본진인 고려아연보다 계열사인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먼저 나선 것은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향후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MBK 연합의 희망대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으로부터 고려아연 지분 1.85%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다.

최 회장 측은 조만간 본진인 고려아연 경영권 지키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측은 현재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려아연의 내부 현금을 활용한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과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등 외부 자금을 동원한 공개 주식 매수 등 투트랙 대응 전략을 세운 상태다.

고려아연과 베인컴퍼니 측은 고려아연 주식 대항 공개 매수를 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국내 예치금 계좌 마련 등 실무적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일 나올 MBK·영풍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법원 결정이 나는대로 곧장 자사주 매입과 공개 대항 매수를 병행할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 대항 매수로만 대응할지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 회장 측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 33.13%로 비슷하다.
MBK 연합은 약 2조2천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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