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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고려아연, 회사채 1조원 발행 시동(종합)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2 09:06

수정 2024.10.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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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 확보를 위해 자금 조달 시장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기업어음(CP)에 이어 조만간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1조원 확보에 나선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달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1조원 조달에 나선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신용등급 평가도 마쳤다.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은 AA+를 부여받았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우량채로 여겨지는 만큼 낮은 금리로 조달할 준비는 마친 상황인 셈이다. 대부분의 물량을 메리츠금융이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크레딧 시장 상황은 좋은 편이다. 여전히 높은 금리에 대한 투심과 향후 채권 가격 상승(채권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고려아연은 9월 한달 동안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발행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발행한 CP는 6개월 물로 이자율은 연 3.59%~3.60% 수준에서 결정됐다. 회사의 단기신용등급은 A1 수준이다.

이처럼 고려아연 최씨 일가 측이 자본시장에서 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이 크다.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중대기로에 선 상황이다.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측의 자사주 취득에 대한 법적 공방이 조만간 마침표를 찍으면 판결에 따라 판세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어서다. 최씨 일가의 자사주 취득에 길이 열리면 경영권 방어에 숨통이 트이지만 반대의 경우 유일한 카드는 외부세력을 끌어들여야 하는 대항 공개매수뿐이다.

앞서 MBK·영풍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날(2일) 나올 예정이다. 법원 판결이 기각과 인용 중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양측의 명암이 갈린다.

기각 시 최씨 일가 측의 자사주 매입에 물꼬가 트여 이 같은 계획에 탄력을 받게 된다. 다만 회삿돈을 투입하는 만큼 경영권 분쟁 이슈 소멸 이후 주가 하락 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자사주 매입 단가도 한차례 인상된 공개매수가격 75만원을 웃도는 80만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여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재판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자사주 전량 소각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각될 경우 최씨 일가로서는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라는 두 카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씨 일가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로 매입해야 할 지분을 최소 6%로 보고 있다.
자사주와 마찬가지로 주당 80만원가량에 6% 지분 매집을 위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소요되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고려아연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4000억원을 마련했다.
이 나머지 금액을 회사채 시장에서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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