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5만전자에 놀란 개미들"…삼전 반등 모색할까

뉴시스

입력 2024.10.03 09:01

수정 2024.10.03 13:18

삼성전자, 1년8개월 만에 장중 '5만전자'
비관론 확산에도 3Q 반도체 수출 '분기 최대'
증권가 "밸류에이션 대비 현 주가 하락 과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보이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매출은 28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07.3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보이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매출은 28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07.3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삼성전자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 공세에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장중 삼성전자는 6만원이 붕괴되면서 1년8개월 만에 '5만전자'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저가라고 생각해 반등을 노리고 삼성전자 주식을 폭풍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6만전자'가 지켜지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3분기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치(분기 기준)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호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의 주도한 삼성전자 비관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상태에 놓여 있어 매수 기회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33%) 하락한 6만1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5만9900원까지 밀리며 주가가 6만원을 밑돌기도 했다. '6만전자'가 붕괴된 것은 지난해 3월16일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27억원, 1543억원 규모의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외국인은 18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팔자' 공세를 이어가며, 이 기간 동안에만 무려 8조8712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주가 하락은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로부터 촉발됐다. 추석 기간인 지난달 15일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와 '메모리,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 last)' 보고서를 연달아 발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비관론에 불을 지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내려잡았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고, 내년부터 D램 업황이 꺾일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으로 5세대 HBM3E(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이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와 함께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도 2일 삼성전자에 대해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이 발생해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하면서 전방 산업의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48.8% 하향 조정했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비관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저가 매수에 나섰던 개인들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점을 뚫고 내려가면서 회의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종목토론실에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최근 발표된 반도체 9월 수출 규모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에 대한 비관론이 수그러들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한 366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직전월인 9월에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7.1% 증가한 136억2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3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고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인공지능(AI) 서버 신규투자, 일반 서버 교체 수요 등의 요인으로 메모리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D램 고정가와 낸드 고정가가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31%, 14% 높아진 점이 반도체 수출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데이터 센터와 대규모 서버 증설에 힘입어 반도체의 실적 우상향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성과가 확인될 경우 주가에 반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밸류에이션 대비 현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시각이 많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HBM3e(5세대 HBM)의 엔비디아 양산 퀄테스트 완료'와 'D램 업황 양호'라는 안도감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 삼성전자의 12개월 PER(주가순자산비율)은 1.1배로 금융위기(2008년)와 중국 및 인텔의 메모리 시장 진입(2015년), 코로나19 경제 위기(2020년), 영업적자 우려(2022년)가 있었던 시기의 최하단 수준에 위치해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 수요의 강세로 모바일·PC 메모리의 단기 수요 둔화가 ASP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 대비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수익성(D램 영업이익률 46%·낸드 영업이익률 18%) 지속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 "HBM3E 12단 양산은 경쟁사 대비 1개 분기 이상 빠른 상황"이라며 "시장 선점으로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단기 우려가 대부분 반영된 현 주가(2025년 PBR 1.3배)는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기준 삼성전자의 PBR은 1.18배로 지난달 2일(1.43배) 대비 크게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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