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朴탄핵' 나섰던 범진보 세력들 결집… 민주당 측면지원

서영준 기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3 17:15

수정 2024.10.03 20:43

12월까지 대규모 장외집회
'野대표 탄압' 프레임 전면에
'尹탄핵'으로 여론몰이 포석
역풍 우려에 당차원 거리 두면서
의원 개별행보는 용인 분위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뉴스1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나섰던 원외 범진보 세력들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대규모 장외집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 띄우기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이는 사실상 '제2의 촛불집회'를 겨냥한 것으로, 이 대표 선고가 나기 전부터 사법리스크 방탄에 나서는 한편 야당대표 탄압 프레임을 내건 뒤 윤 대통령을 정조준해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를 토대로 탄핵 빌드업을 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는 탄핵 표현을 애써 자제하고 있지만 개별 의원들이 대놓고 탄핵 프레임을 거론하면서 사실상 측면지원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3일 노동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전국민중행동' 등 범진보 진영은 10월 집회를 시작으로 11월 초에는 산하 노동단체, 11월 말에는 산하 농민단체가 대규모 집회에 나서고 12월 초에는 총궐기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전국민중행동'에 가입한 가운데, 노동·농민·진보연대 등 각 단체들이 '범진보 빅텐트'를 구축해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란게 대체적인 정치권 시각이다.


'전국민중행동'은 지난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 2008년 광우병 집회, 2015년 박근혜 퇴진 민중총궐기, 2016년 탄핵집회 등을 주도한데 이어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와 후쿠시마 오염수, 노조법 개정 등 주요 이슈와 관련된 투쟁을 주도해 왔다.

이에 이 대표에 대한 주요 공판 1심 선고 시기에 맞춰 여론전을 펼치고 10월 국정감사 시즌에 대통령실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시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을 조성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지난 달 말에는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 진보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 진보단체에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집회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위해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주도했던 박석운 전국민중동행동 공동대표는 현재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안지중 전국민중행동 공동집행위원장도 과거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30여년간 100여개 단체활동에 참여해온 투쟁가로 알려진 박석운 공동대표 등 원외에서의 탄핵 빌드업을 민주당 개별 의원들이 호응하는 것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비슷한 시기 촛불승리전환행동이란 단체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핵의 밤' 행사를 하도록 대관을 주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공개적으로는 역풍을 우려해 윤 대통령 탄핵에 일정 거리를 두고 있지만 개별적으로는 사실상 용인하는 분위기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여당에선 단일대오로 맞서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고, 대통령실도 야당발(發) 탄핵준비 가시화를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득구 의원이 대관한 '탄핵의 밤' 행사를 언급, "야당과 좌파 진영의 정권퇴진 선동도 이미 시작됐다. 11월 1심 판결이 가까워질수록,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벌이는 반국가적 선동의 수위는 점점 올라갈 것"이라며 "정신 바짝 차리고 단결해서 이 상황을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갖가지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씌워서 탄핵 바람을 일으킨다고 해서 야당 의원들 스스로의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야당은 탄핵 중독의 늪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 대한민국의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땅 위에 제대로 서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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