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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의 고심… 공개매수 종료할까, 83만원 이상 올릴까[고려아연 결전의 날]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3 18:12

수정 2024.10.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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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매수가 올리면 14일로 연장
2차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MBK, 영풍정밀 대항매수엔 '맞불'
공개매수가 3만원으로 또 상향
MBK의 고심… 공개매수 종료할까, 83만원 이상 올릴까[고려아연 결전의 날]
공개매수 종료일을 앞둔 영풍·MBK파트너스의 최후 결단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주당 83만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어 장씨 일가의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보다 더 올리거나 현재 75만원에서 공개매수를 종료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4일 종료된다. 장씨 일가의 MBK파트너스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물량은 6.9%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전날 자사주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서 영풍·MBK 측은 다음에 둘 수를 고민해야 한다. 영풍이 최윤범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전날 기각 결정을 내리자 고려아연은 바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취득·소각 안건을 결의했다. 이에 4일부터 23일까지 2조6634억원을 투입, 주당 83만원에 보통주 5.87~15.5%를 대상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이에 맞선 MBK파트너스 측의 대응 카드는 공개매수가를 최 회장 측의 83만원보다 높은 90만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다. 만약 4일에 공개매수가를 또 올리면 공개매수 기한은 10일이 늘어나 이달 14일로 연장된다.

IB업계 관계자는 "4일 점심까지 응모주식 수가 최소 기준(지분율 6.9%)에 이르지 못할 경우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 주가가 4일까지 75만원 밑에서 형성되면 MBK파트너스 측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의 현 주가는 71만3000원(2일 기준)이다.

다만 공개매수가 상향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 기존에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공개매수가를 높여 추가 자금부담이 발생해 영풍 측으로부터 300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매수가격을 또다시 높이면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투자금 회수가 녹록지 않을 수 있다. 공개매수 종료 및 경영권 분쟁 이슈 소멸 이후에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어 공개매수가 추가 상향에 따른 손실 위험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공개매수가 인상 없이 기존 75만원대로 4일 공개매수를 종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물량이 최씨 일가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움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적 대응을 병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영풍·MBK 측은 전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다시 제기했다. 2차 가처분 신청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배임행위이기 때문에 중지돼야 한다는 취지다. 해당 가처분 심문기일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종료일(23일) 이전인 18일로 예정됐다. 주주들로서는 법원 판단을 고려해야 하는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
법원이 영풍·MBK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좌초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종료되는 MBK파트너스 측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23일까지 진행되는 최씨 일가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기다릴 경우 이 같은 법적 리스크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보다 수익률에 무게를 둔 경우 자사주 공개매수로 기울 수 있어 투자자들의 셈법도 다소 복잡해졌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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