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반도체 웃고 배터리 울고… 상장사들 3분기에 20조 더 벌었다[기업실적 들여다보니]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3 18:13

수정 2024.10.03 18:13

205곳 3분기 영업익 63조 전망
기업 한 곳당 1000억 이상 수익
삼성전자 4배 ↑·하이닉스 흑자
에코프로비엠 영업익 96% 줄어
반도체 웃고 배터리 울고… 상장사들 3분기에 20조 더 벌었다[기업실적 들여다보니]
국내 상장사들이 올해 3·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원 이상 수익을 더 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 한 곳당 1000억원 이상 더 벌어들인 셈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사 205곳의 2024년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63조1456억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상장사들은 지난해 3·4분기에 42조175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3·4분기에는 이보다 20조9697억원(49.71%) 늘어난 규모다.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3080억원으로 전년동기(2057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 상장사 수익성 성장 주도

3·4분기 영업이익 급등을 이끈 건 '반도체 양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4335억원에서 올해 3·4분기 11조2313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4분기 1조79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3·4분기 6조8456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분만 17조4354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2664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966억원) 대비 1조2699억원(63.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과 LG디스플레이도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5000억원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4분기 9억원에서 올해 3·4분기 347억원으로 3833.63% 증가할 전망이다.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매출도 지난해보다 50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4개 주요 상장사의 3·4분기 매출 전망치는 675조5191억원으로, 지난해 3·4분기(627조5459억원)보다 47조9732억원(7.6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평균 매출은 3조3114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동기(3조762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43조9238억원으로, 전년동기 33조1289억원과 비교하면 10조7949억원(32.58%) 증가가 예상된다.

■배터리 울고, 자동차 선방

주요 업종별로는 지난해 침체기를 극복한 반도체는 약진이 기대되고, 배터리는 역상장이 예상된다. 올해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3·4분기보다 가장 크게 늘어난 상장사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다. 반도체주가 올해 3·4분기 실적시즌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3·4분기 매출 전망치는 81조4495억원으로 지난해 3·4분기 67조4047억원보다 14조449억원(20.8%)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 매출은 지난해 3·4분기 9조662억원에서 올해 3·4분기 18조793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 김형태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은 구형 메모리 수요둔화에 1조5000억원의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하며 컨센서스를 밑돌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 폭풍성장을 거뒀던 배터리는 올해 3·4분기에도 역성장이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억원이다.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1년 새 95.9%가 깎였다. 국내 완성형 배터리 제조업 2위 삼성SDI의 올해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5926억원, 1771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8%, 64.3% 하락한 수치이다. LG엔솔의 올해 3·4분기 매출 전망은 6조771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7.7% 하락, 영업이익 전망치는 4722억원으로 8.4% 하락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올해까지 단기실적 기대감은 내려놓아야 한다"며 "단기실적보단 2025년부터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동차주 실적은 선방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3조151억원, 3조9407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4.9%, 3.1% 증가가 예상된다.
기아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26조7007억원, 3조23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 13.0% 증가할 전망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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